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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초등생 뺑소니범 자진 입국 배경은?

20대 카자흐스탄인 해외 도피 끝에 인터폴 수사 압박에 자진입국 밝혀

진해 압송된 후 “아이에게 미안하다”

기사입력 : 2019-10-14 20:58:12

속보= 지난달 창원 진해에서 초등생을 차로 치어 중태에 빠뜨린 뺑소니범이 해외 도피 끝에 국내로 송환됐다.(9월 20일 3면 ▲진해 뺑소니범 해외도피…경찰 수사 구멍 )

진해경찰서는 14일 A(20·카자흐스탄 국적)씨가 자진 입국함에 따라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6일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한 편도 2차로에서 초등학생 B(8)군을 치고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고를 낸 다음 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은 뒤 국제 공조수사를 벌여왔다. A씨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했다가 자국인 카자흐스탄으로 도피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그의 소재를 파악한 뒤 법무부의 협조로 카자흐스탄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한편,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을 통해 그의 자진 국내 입국을 설득해왔다.

14일 오후 3시 22분께 뺑소니를 치고 해외로 달아난 A(20·카자흐스탄 국적)씨가 진해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14일 오후 3시 22분께 뺑소니를 치고 해외로 달아난 A(20·카자흐스탄 국적)씨가 진해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A씨는 수사의 압박에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주한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을 통해 국내법에 따라 자신에 적용될 형량이나 사고 피해자의 상태, 본인과 함께 지내던 친누나의 소식 등을 문의한 뒤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본인과 함께 단기체류 관광비자로 국내로 들어와 생활을 하던 친누나도 이번 일로 불법체류자 신분이 발각돼 강제 출국 전 출입국당국의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는 점과 이미 자국에도 범행사실이나 신원이 다 알려진 상황이라 조만간 검거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압박을 받은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청과 진해경찰서는 A씨가 지난 11일 주한카자흐스탄 대사관에 자진입국 의사를 밝힘에 따라 호송팀을 급파했으며, A씨가 한국행 국적기에 탑승하자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A씨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진해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진해경찰서 앞에서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러시아어로 “아이와 부모에게 죄송합니다. 전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자수를 하러 왔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뺑소니뿐 아니라 무면허나 대포차량 운행, 운전자 의무보험 미가입 등 혐의로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뺑소니로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는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다. 다만 A씨의 누나에 대해선 범인은닉 등의 혐의가 있더라도 국내법상 친족 간에 은닉죄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불법체류자 신분에 따른 강제출국이 이뤄질 것이라 밝혔다.

한편 사고를 당한 B군은 한때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현재 의식을 찾고 걷거나 말을 하며 소통할 정도로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의 부모는 A씨의 검거 소식을 접한 뒤 SNS에 “아이도 좀 더 좋아져서 씩씩하게 어서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글을 썼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진출국 사전 신고제’를 도입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대포차량을 이용한 데다 불법체류자라 신원 파악에 상당 시일이 걸렸지만, 그가 이미 용의자 특정 전에 자진출국 절차로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밝혀져 출국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법무부는 오는 21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의 당일 자진출국을 금하고 출국 전 3일이나 15일 전까지 자진출국을 신고해 심사를 받도록 했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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