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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 한명철(한국전력공사 사천지사장)

기사입력 : 2019-10-15 20:22:05

“도깨비불이 나타났다!” 일제 강점기말, 건청궁 앞에 처음 켜진 전깃불을 보고 사람들이 외친 말이다. 도깨비불은 당시 발전기에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켜진 전등이 자꾸 깜빡거려 생긴 별명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전기가 들어오던 순간을 재현한 ‘전기시등도’에는 전기를 처음 마주한 조선 사람들의 놀라고 반갑고 신기해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전기의 기원은 1898년 고종 황제가 앞세워 설립한 한성전기회사이다. 이후 전력사업은 일제강점기, 8·15광복, 6·25전쟁 등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수많은 위기와 극복, 발전과 변화를 이루어냈다.

1965년 제정된 농어촌전화(電化)촉진법을 통해 대한민국 곳곳에 쉽고 값싸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원자력시대 개막, 220V 승압 등 다양한 이슈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은 물론, 물과 공기처럼 단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될 전기는 국민의 삶과 함께해 왔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문제점도 있었다. 전력 공급을 통한 산업 개발, 국가 발전 등의 이유로 내 땅 남 땅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전주를 심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공성과 함께 개인의 재산권 등 사적 권리도 중요시되기에 송전탑, 전신주 등 전력설비를 건설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정부와 한전은 최적의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환경친화형 전력설비 구축, 주민 참여형 입지선정 등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에너지는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닌,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의 노력만이 아니라 대승적인 측면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뒷받침이 된다면 좀 더 안정적인 전력공급으로 사회에 희망의 ‘빛’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면 선물이 나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던 것처럼, 전기라는 도깨비불이 국민 문화생활의 향상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여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위국전력(爲國電力)의 마음으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한명철(한국전력공사 사천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