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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 시인, 시집 스윙바이 출간

기사입력 : 2019-10-16 10:44:23

천융희 시인의 시집 ‘스윙바이’(한국문연,2019)가 현대시 기획선으로 나왔다. 시인이 등단한지 8년만에 내놓은 첫 시집이다. 4부 갈래로 55편의 시가 수록됐다.

‘스윙바이’는 ‘무중력의 우주를 영구히 항진하기 위한 우주선의 항법’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다. 이는 시 쓰기를 향한 시인의 자세를 의미한다.

“시를 마주하는 순간 우물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이 든다. 절반은 깨어 있다 어느새 절반이 묻혀버려 캄캄해지는 순간의 경험 속에서 이곳 또한 나만의 행성인지도 모른다며 위무할 때가 많다. 아직 쓰이지 않은 ‘좋은 시’ 한 편을 향한 끝없는 목마름을 해결하려 창천을 날아올라 좌우 수직으로 비행할 때까지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려 노력해본다.”고 시인은 말한다.

‘스윙바이’에 수록된 시들은 어둡고, 약하고, 여린 것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나직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감각적으로 다가서려는 시인의 자세를 엿보게 만든다. 시인은 시를 통해 우물, 심해, 기억의 내부, 밀봉된 계절 속을 바람으로 구름으로 날개로 공기로 종횡무진 한다. 시 속에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모가 있고 폐지를 줍는 늙은 사내, 염천 바닥에 피를 쏟으며 죽어가는 어린 고양이, 화려한 행사가 끝난 뒤 버려진 꽃이 있다.

고봉준 문학평론가는 “천융희의 시편들은 자아의 바깥을 응시할 때 빛을 발한다. 하지만 어떤 시들은 시인의 내면을 영사(影寫)하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1965년 진주에서 태어나 2011년 《시사사》로 등단했다. 제2회 유등작품상을 수상으며, 현재 계간 《시와경계》 및 계간 《디카시》 편집장을 맡고 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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