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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노산마을 국도 확장 주민갈등 비화

주민 “농업기술센터 지나는 안 찬성”

농민단체 “숙원사업 부지 관통 안돼”

아파트입주민 “공사 빠른 당초안대로”

기사입력 : 2019-10-17 10:27:30

국도 77호선 통영 노산마을 구간 확장포장 공사를 놓고 주민들 의견이 갈리면서 2년이 넘도록 노선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 있다.

16일 통영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따르면 국도 77호선 통영시 광도면 노산에서 안정국가산단을 거쳐 고성군 동해면 장좌리 조선특구까지 이어진 18.3㎞ 구간을 기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넓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광도면 노산마을을 지나는 2㎞ 구간이다. 이 구간 노선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노선 결정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노산마을을 둘러 길을 내기로 하고 지난 2017년 실시설계를 거쳐 100억원의 사업비를 배정, 시공업체까지 선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안으로 도로를 낼 경우 5m 이상 성토작업으로 도로가 노산마을을 병풍처럼 막는다며 대책위까지 꾸려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

결국 부산청은 △종중부지를 지나는 안(검토1안) △통영시의 농업기술센터 예정지를 지나는 안(검토2안) △통영시의원 소유 공장을 지나는 안(검토3안) △노산마을을 둘러 길을 내는 당초안(검토4안) 등 모두 4가지 노선안을 제시했다.

대책위는 주민설명회와 마을 총회 등을 거쳐 2안을 선택, 부산청과 통영시에 통보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농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농업기술센터 예정부지를 지나는 2안이 확정되면 통영시가 계획하고 있는 온실돔, 농산물 종합가공 교육센터, 선별포장 공동작업장 등 농업기반시설이 무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농민들은 반대대책위를 결성,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농민 414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다.

여기다 최근에는 안정 성우오스타 입주민들도 당초 안대로 시공해달라며 850명의 서명을 받아 통영시와 시의회 부산국토관리청 등에 보냈다.

성우오스타 입주민들은 “2안의 경우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3년여간 공사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즉각적인 공사가 가능한 당초 안대로 조속히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주민들 간의 갈등이 너무 심해 섣불리 노선을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10월로 예정됐던 공청회도 하지 못하고 잠정 연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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