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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8000m 신루트 개척자 고 강연룡씨 거상장 수상

2002년 한국 산악인 최초 8000m 신루트 개척·등정

기사입력 : 2019-10-17 14:51:56

한국 최초로 8000m 자이언트급 산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한 진주 출신 산악인 고 강연룡씨가 체육훈장 거상장을 수상했다.

경남산악연맹(회장 김재수)은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체육발전유공 포상자 시상식에서 강연룡씨는 2000년 K2(8611m) 등정을 시작으로 2002년 시샤팡마(8027m), 2006년 에베레스트(8850m), 2007년 로체(8516m), 2009년 마칼루(8463m)를 등정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거벽 등반가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강연룡씨의 생전 모습.
강연룡씨의 생전 모습.

진주시 금산면 출신인 강씨는 삼천포 와룡산 상사바위에 12개의 루트를 개척하는 등 일찌기 뛰어난 등반 실력을 발휘했고, 20살의 나이인 1992년 알프스 6대 북벽을 등반하고, 4개 봉우리를 정복했다. 한 시즌 알프스 북벽 4개 봉우리를 등정한 것은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흔하지 않아 그는 이 등반을 통해 최고의 클라이머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어 1999년 파키스탄 가셔브롬4봉 북서 루트를 따라 정상을 등정했다. 한국 초등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이며 현재까지 이 루트를 통한 등정자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루트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세계2위봉 K2 남남동릉 등반에 나서 14시간 동안 선두에 서서 팀을 이끌며 총 8명의 등정자를 배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등정 역시 한국 최초였으며 K2에서 단일팀 8명의 등정자를 배출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 있는 역사적인 등반이었다.

2016년 마나슬루 베이스캠프에서 강연룡(가운데)과 산누 셰르파 형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년 마나슬루 베이스캠프에서 강연룡(가운데)과 산누 셰르파 형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씨는 한국도로공사 산악팀 소속으로 2002년 시샤팡마 남벽 원정에 참여했다. 시샤팡마 남서벽에 캠프 2개만 설치하고 초경량 알파인 스타일로 정상 도전에 나서 한국 최초로 새로운 루트를 만들었다. 강씨가 만든 루트는 ‘코리안 하이웨이’로 명명했으며 한국 산악계가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한 지 31년 만에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8000m 신루트였다.

2004년 난공불락으로 남아 있던 세계 4위봉 로체 남벽을 등반했으며, 2006년에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2007년 로체, 2009년 5위봉 마칼루를 올랐다.

그러나 2010년 마나슬루 등반 때 정상을 20여 미터 앞두고 악천후로 하산하면서 막내 대원이 탈진해 장갑을 분실하자 자신의 장갑을 벗어주고, 이틀간 비박하다 동상으로 10개의 손가락을 잃었다.

그는 올해 세계 6위봉 초오유 등반을 계획하고,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으로 내려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계획했지만 2018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강진태 기자 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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