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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운전기사-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단장)

기사입력 : 2019-10-17 20:12:17

지난해 독일에서 버스로 약 2000km 가까운 거리를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이동하게 됐다.

독일의 각 도시가 산업화 이후 고성장이 멈추고 이제 새로운 ICT 시대를 준비하고 산업의 변화를 따라잡으며 때론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역시 독일은 세계의 표준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항구도시 함부르크시는 스마트시티를 진행하고 있었고, 아헨시는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서 창업의 새로운 메카로 성장했다. 프랑크푸르트시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활기찬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제조업의 침체를 ICT 접목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신성장 모델로 창출하고 있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고민이 더 필요한가에 대한 반성의 찬스가 되었다.

그러나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버스 운전기사였다. 일정은 짧은 거리로 이루어졌고 운전기사가 계속 변경되었다. 또한 우리가 요구한 적도 없는데 휴게소에 가끔 멈추었다. 이동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버스 운행 스케줄이 나로 하여금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참지 못하고 가이드에게 질문했다. “왜 버스 운행이 매끄럽지 못한가? 왜 운전기사가 가끔 바뀌는가?” 가이드의 답변은 명쾌했고 그 대답은 내 마음을 움직였다. “버스 운전기사는 많은 생명을 직접 책임지는 직업일 뿐만 아니라, 과로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기 쉬운 직업이기 때문에 카드 레코드를 통해 엄격하게 운행기록이 관리되고 있으며, 그 어떠한 과로운전이라도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된다.”

결국, 사람이 중심이었다. 눈부신 성장을 최고의 가치인 양 좇아가는 우리의 이면에 사람의 가치,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고속성장도 매우 중요하지만,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적 성장도 동반되어야 진정한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