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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대수목원 최적지로 꼽히는 거제 구천리는?

자연조성된 200ha 난대원시림

대상지 국·시유림 장애요인 없어

기사입력 : 2019-10-17 20:46:15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지 선정을 놓고 거제시와 전남 완도군이 벌이는 유치전이 현장 평가 등을 거쳐 이달 말 결론날 전망이다.

산림청은 기후대별 수목원 확충정책에 따라 난대 산림식물자원 연구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립 난대수목원을 남부권에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거제시와 완도군이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거제시는 동부면 구천리 일원 국유지 200ha, 완도군은 완도수목원 400ha를 각각 후보지로 제시하고 있다.

국립 난대수목원 유치 장소인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계곡./거제시/
국립 난대수목원 유치 장소인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계곡./거제시/

◇거제 구천리 계곡은 어떤 곳= 거제시가 ‘국립 난대수목원’ 유치 장소로 지정한 동부면 구천리 산 96 일대는 460여 종의 난대림 식생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원시림이다. 사람의 접근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데다 수원이 풍부해 산림이 울창하다. 난대생태 순환 사이클이 완벽히 진행돼 원시생태계를 온전히 가지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사업 대상지 200㏊가 국유림과 시유림으로 당장 사업추진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시는 이미 지난해 사유지 4.3㏊를 시비 21억원을 투입해 시유지로 변경하는 등 경남도와 함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10㎞ 이상 임도가 조성돼 있는데다 세 방향에서 올라갈 수 있으며, 진입도로 및 주차장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이미 지정고시돼 있어 사업 추진에 장애 요인이 없다.

◇완도 선정 땐 중복투자 우려= 거제시와 경쟁하고 있는 완도군은 1991년 조성한 도립 완도수목원을 대상지로 지정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도립 완도수목원을 국립으로 승격하겠다는 것이 완도군의 계획이다.

이 때문에 도립수목원이 있는 전남 완도에 국립수목원까지 들어서면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목과 시설 등을 공유재산관리법에 따라 산림청이 매입해야 하는데, 난대수목원 예산 상당 부분을 매입비로 할애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예산 부족으로 난대연구림, 상록활엽수원, 침엽수원 조성 등을 당초 계획한 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도립수목원을 무상으로 넘겨 국립으로 전환하더라도 전남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립수목원이 없는 광역지자체가 된다. 결국 예산을 추가 투입해 또 다른 도립수목원을 조성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거제시 유치 열망·당위성 높아= 거제시는 조선산업 침체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그만큼 난대수목원 유치를 향한 거제시민의 열망이 높다. 지난 7월 실시한 국립 난대수목원 거제 유치 서명 운동에 16만여명이 동참했을 정도다. 당초 예상했던 4만명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지역경제가 매우 어려운 현실에서 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립 난대수목원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시민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는 대상지 일원에서 거제 유치 기원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다 인구 800만이 넘는 경남과 부산, 울산에는 산림복지시설이 전무해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당위성 또한 높다.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거제가 최적지로 평가되는 이유다. 또 난대수목원 예정지 반경 20㎞ 이내에는 자연휴양림, 학동몽돌해수욕장, 바람의 언덕, 해금강, 외도, 동백숲 등이 있어 우수한 관광자원과 연계가 가능하다.

◇산림청 오늘 현장실사= 산림청은 현장실사단을 오늘 거제시에 파견해 오후 1시부터 ‘국립난대수목원 대상지 선정 현장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현장평가는 식생·수목원·관광 등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산림청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 선정 심사 평가표’에 따라 실시한다. 산림청은 이번 현장평가를 70%, 서류·발표평가를 30% 반영해 10월 말 대상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대상지로 선정되면 1000억~2000억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용역에 들어가게 된다.

거제시 관계자는 “자연조건의 강점에다 산림복지 균형발전 차원과 어려운 지역경제 여건 등을 감안하면 거제가 난대수목원 최적지”라며 “거제에 국립난대수목원이 들어서면 난대수목원의 주요 사업인 난대수종 전시원, 식물자원 보전 및 복원 지원시설, 교육 및 연구 시설 설치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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