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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김희진(정치부 기자)

기사입력 : 2019-10-20 20:17:43

개그는 종종 세상의 부조리를 소재 삼아 해학과 풍자의 묘미를 보여준다. 과거 네로25시가 그랬고, 여의도텔레토비, 사마귀유치원, 민상토론 등 셀 수 없이 많은 시사개그가 있었다. 최근 모 유명 개그프로그램에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새 코너가 등장했다. 진짜 같은 가짜뉴스로 사람들을 웃긴다. 가짜뉴스가 이 시대 화두이긴 한가 보다.

▼지난 2017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UN총회 참석차 방미했을 때 일이다. 뉴욕 JFK공항에 내린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앞에는 레드카펫이 깔려있지 않았고 미국 측 의전 인사도 없었다. 대통령 내외는 리무진이 아니라 검은 SUV에 올랐다. 이후 국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미국에서 푸대접을 받았다는 말이 쏟아졌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당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이 비난 대열에 합류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방미 때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올해에도 유사한 상황이 재현됐다. 지난달 23일 문 대통령은 UN총회에 참석했고 역시 공항에는 레드카펫도, 미국의 의전도, 리무진도 없었다. 다음 날 또 많은 보수 색채 유튜버들은 문 대통령이 미국에서 푸대접받았다며 독설을 뱉았다. 심지어 어떤 이는 “VIP를 위한 리무진이 아니라 중범죄자나 증인을 호송할 때 사용하는 XX SUV에 문재인 부부를 태웠다”고까지 했고 이 게시물은 수십만 명에게 노출됐다.

▼이는 가짜뉴스다. 실수인지 고의인지 알 수 없지만 외교규칙을 몰랐던 탓이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과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UN 방문 때도 레드카펫, 환영 인사, 리무진은 없었다. 반면 국빈, 공식방문 때에는 모든 대통령이 같은 환대를 받았다. 이런 가짜뉴스를 만드는 이들은 허위사실로 정치적, 금전적 이득을 얻지만 종국에는 우리 사회에 큰 해악으로 돌아올 것이 자명하다. 우리가 지금 가짜뉴스를 양산, 유포하는 행위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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