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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체험조례’ 보류, 교육청이 풀어야

기사입력 : 2019-10-20 20:17:49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경남도교육청이 근거 조례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 것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위는 지난주 열린 회의에서 앞서 조건부 심사보류했던 ‘학생 현장체험학습 활동 지원 조례(이하 학습체험조례) 개정안’을 재차 심사보류했다. 앞서 심사보류 조건에서 요구한 박종훈 교육감의 공식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현장체험조례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2019년 본예산 중 수학여행비와 체육복 구입비 71억원 상당이 근거 조례 없이 편성, 집행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렇다고 교육위의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육위는 2019년 본예산 심사과정 학교기본운영비 명목으로 편성됐던 수학여행비 등을 꼼꼼하게 따져 짚어내지 못했다. 예산심사는 도의원의 기본적인 책무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책무가 아니던가. 따라서 의원들은 앞서 표병호 위원장의 표현처럼 예산안을 꼼꼼하게 심사해야 하는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책임은 도교육청에 있다. 조례에 근거도 없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은 교육자치 근간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위가 예산심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무지’라면 도교육청의 조례에도 없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은 ‘무지’를 한참 넘어서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수학여행비와 체육복 구입비 71억원의 편성·집행에 대해 무상교육확대 기본계획과 경남도와 맺고 있는 경상남도교육행정협의회 상생협약서에 근거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조례에 근거가 없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은 안 되는 것이 모든 ‘자치’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체험조례 보류는 도교육청이 나서서 풀어내야 한다. 도교육청이 밝힌 바대로 이는 업무소홀과 판단부족이 원인이다. 또 새해예산 수립 전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보류된 현장학습조례를 개정하여 2020년 예산부터 바로잡기 위해서는 도교육청이 나서서 문제를 푸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