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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오귀새남굿, 37년만에 복원 26일 재현 공연

마지막 큰무녀 오귀굿 영상 발견돼 고증 복원

영둑굿 고풀이 등 전 과장 10시간 동안 공연

기사입력 : 2019-10-21 17:07:48

37년여간 명맥이 끊어졌던 통영 지역의 ‘오귀새남굿’이 복원돼 오는 26일 재현된다.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보존회는 이날 이순신공원 내 별신굿 예능전수관에서 ‘오귀새남굿’의 복원 공연을 올린다고 밝혔다. 시연은 방안오귀굿, 영둑굿, 고풀이, 용선놀음 등 ‘통영 오귀새남굿’의 전 과장이 10시간 동안 진행된다.

풍어제인 ‘별신굿’과 달리 ‘오귀새남굿’은 망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목적의 굿이다.

통영의 마지막 큰 무녀인 정모연 무녀가 오귀새남굿을 올리는 모습.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통영의 마지막 큰 무녀인 정모연 무녀가 오귀새남굿을 올리는 모습.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지역의 별신굿과 오귀새남굿은 집안 대대로 무업을 하는 세습무들에 의해 전승돼 왔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도 통영에는 정씨, 박씨, 김씨, 노씨 등 4~5개의 세습무 집안들이 활발히 무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1987년 별신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당시에는 겨우 4~5명이 남았으며 현재는 정씨 집안만이 유일한 세습무 집안으로 남아 별신굿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 오귀새남굿은 명맥이 끊어졌다.

이번 복원은 37년 전인 19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자료관에서 촬영한 ‘오귀새남굿’ 영상이 예술의전당 내에 있는 아르코예술기록원에서 발견되면서 가능했다.

오귀새남굿의 한 과장인 영둑굿 장면.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오귀새남굿의 한 과장인 영둑굿 장면.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1982년 ‘충무 오귀굿’이라는 이름의 이 영상에는 통영의 마지막 큰무녀(대모)인 故정모연 무녀가 오귀새남굿을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오귀굿의 악사로는 장구 故배중렬이 참여했고 대금과 징에 故박복률, 북에 故박복개 형제가 참여했다.

이번 복원은 이 영상을 기반으로, 현 남해안별신굿 정영만 보유자의 고증으로 이뤄졌다. 이날 재현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 단체인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응모한 ‘2019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별신굿보존회 관계자는 “통영은 조선시대 수군삼도통제영이 있었던 곳이어서 이 지역의 굿에서는 피리, 젓대(대금), 해금 등의 삼현육각 음악을 사용하는 등 수준 높은 예술성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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