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08) - 무너지다, 힘쓰다, 달래다

기사입력 : 2019-10-22 07:50:57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27, 2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7쪽 땅그림(지도)을 보면 요즘 쓰는 말과 다른 말을 몇 가지 볼 수 있습니다. 같은 한자말이긴 하지만 ‘난하’, ‘요하’, ‘황하’ 또는 ‘청천강’, ‘압록강’이라고 하는데 ‘요수’, ‘살수’, ‘패수’와 같이 썼다는 것입니다. 이런 물이름 때문에 오늘날 역사를 이야기할 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우리 토박이말로는 무엇이라 불렀을까 하는 물음이 생기고 그렇게 적었더라면 이런 다툼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28쪽 첫째 줄에 ‘굳세게 싸워 나갔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에도 ‘강력 투쟁’이라는 말을 쓰는 곳이 있는데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처럼 쉽게 풀어서 쓰면 좋겠습니다.

둘째 줄에 ‘나라 안이 어지러워지자’와 ‘쳐들어갔다’라는 말도 쉽게 풀어 쓴 것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쳐들어갔다’는 ‘침입하였다’라는 말을 갈음한 말이고 이어서 나오는 ‘이듬해’도 ‘익년’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서 참 좋습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무너지고’는 ‘함락되고’를 갈음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여섯째 줄에 나오는 ‘마침내’도 ‘결국’이라는 말을 갈음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땅에’와 ‘다섯’도 반가운 말입니다. 흔히 ‘백제 영토’라 쓰고 ‘오도독부’라고 하는데 이렇게 쓰면 뜻을 더욱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열째 줄에 나오는 ‘서울’도 ‘수도’라는 말을 갈음한 것이고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걸쳐 나오는 ‘두 나라의 땅을 다 차지하려 들었다’는 말도 참 쉽게 풀어 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넷째 줄에 ‘힘썼으나’도 ‘노력했으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다음 줄에 나오는 ‘그치지 않아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도 ‘계속되어 실패하였다’라고 할 수 있는 말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달래고’도 ‘회유하다’라는 말을 갈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차상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