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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래·동화 같은 스토리에 중점”

경남오페라단 공연 ‘일 트로바토레’ 연출가 프란체스카 벨로토(이탈리아) 인터뷰

기사입력 : 2019-10-24 07:49:02

소품과 의상, 무대, 조명까지 꼼꼼한 연출과 탁월한 캐릭터 분석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연출가 프란체스카 벨로토(사진)를 만나 경남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 작품과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공연의 작품 연출을 맡게 된 소감은.

△한국에서 6번째 작품을 하게 됐는데, 늘 한국에서의 작업은 만족스러워 좋았던 기억이 있다. 또 한 번 대작을 제작할 기회가 생겨 기쁘고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이번 공연이 기대된다.

-배우들과의 호흡 등 연습은 어땠나.

△성악가들이 좋은 소리를 갖고 있고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과 감성이 많이 비슷해 연습과정이나 환경에 굉장히 만족한다.

-연출에 주안점을 둔 것이 있다면.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첫 번째는 벨칸토다. 벨칸토는 18세기에 확립된 이탈리아의 가창기법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뜻한다.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보다도 아름다운 소리, 부드러운 가락, 훌륭한 연주효과 등에 중점을 둔다.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벨칸토에 최적화되게 만들어 음악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로 동화와 같은 스토리 자체를 중심으로 극을 끌고 가려 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훌륭한 아리아로 포장돼 있는데, 전쟁이나 역사적인 이야기 등 모든 장면들을 말해주기만 하고 막상 보여주지 않아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한 부분이 많다. 이번 공연에서는 연기보다 갖고 있는 이야기에 더 치중했다.

-기존의 ‘일 트로바토레’와 어떤 점이 다른지.

△우화적인 스토리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중세시대의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시대 분위기는 드러내면서도 이야기적인 것에 충실해 신비로움을 추가하려고 애썼다. 예를 들면 원작의 아주체나는 집시여인으로 등장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마녀의 여왕처럼 표현했다. 또 흰새와 검은새를 등장시켜 ‘저주’를 상징화한 것 또한 독창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소도시에서는 오페라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오페라를 더 가까이 느끼려면.

△이런 오페라단과 공연장이 있다는 점에서 창원 관객들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영화 관람하듯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 오페라 자체가 어려운 스토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동화를 보듯 편하게 찾아 극을 즐기길 추천한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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