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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이자스민- 김희진(정치부 기자)

기사입력 : 2019-11-17 20:31:21

제21대 총선을 5개월 앞둔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 중 하나는 인적쇄신, 인재영입이다. 20대 국회를 얼룩지게 한 식물국회, 동물국회 그림자를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앞선 총선에서 1월쯤에야 이뤄진 정당별 인재영입 작업이 11월에 접어들자마자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인재영입 경쟁과 불출마 선언 속에 이번 물갈이 폭이 역대 최대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총선 단골 키워드인 물갈이론이 아니라도 역대 선거에서는 매번 절반 가까운 국회의원이 교체됐다. 16대 초선 비율은 40.7%였고 17대는 62.9%나 됐으며 18대 44.8%, 19대 49.4%, 20대에는 44.0%가 물갈이됐다. 20대 국회를 성별, 나이, 기득권 정도로 나눠보면 83%가 한국인 남성이고 평균연령 55.5세, 평균재산 41억원이다. 반면 여성의원은 17%에 불과하고 장애인을 대표하는 의원 1명이 있을 뿐 사회적약자를 대변하는 의원은 부족하다.

▼최근 정의당에 입당한 이자스민이 화제다. 필리핀 출신인 그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1998년 귀화했고 24년째 서울에 살며 두 자녀를 키웠다. 다문화가정을 돕는 활동과 방송출연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당선,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이민사회기본법안,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 등을 발의했지만 입법을 완성하지 못했다. 다시 등장한 그는 205만 이주민을 대변해 이주민 정책을 다루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거대 여야가 단지 내년 총선용이 아니라 유권자의 굳은 지지를 얻고 싶다면 정의당 이자스민의 예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유권자들은 마치 국회와 정치를 바꿀 것처럼 포장돼 당선된 후 기존 정치인과 비슷해지는 한때의 인재들을 많이 봤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말을 하려면 기득권, 지역감정, 편가르기에 편승해 권력 위에서 낮잠 자려는 자 말고 지방,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사람을 늘리겠다고 해야 한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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