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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은 남편 미역국 끓여주려 했는데…”

[통영어선 제주해상서 불] 제주 한림항·통영시청 2청사 대기실

실종자 가족들 모여 수색 상황 촉각

기사입력 : 2019-11-19 21:23:19

화재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의 대기실이 마련된 통영시청 제2청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도착하기 시작한 19일 오후부터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통영해경과 통영시의 연락으로 사고 소식을 접한 실종자 가족들은 집에서 기다리다 대기실이 마련된 오후부터 통영시청 2청사에 한 명씩 도착했다. 선장 정모(58·통영시 동호동)씨 가족 등 10여 명의 가족은 곧바로 제주 한림항에 마련된 가족대기실로 향했다.

19일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이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된 가족대기실에서 애타는 심정으로 수색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이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된 가족대기실에서 애타는 심정으로 수색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나머지 가족들은 통영시청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사고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새로운 수색 상황이 전해질 때마다 초조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통영시청 가족대기실에는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 선원의 아내는 “출어나간 지난 8일이 남편의 생일이었다”며 “돌아오면 미역국을 끓여주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김경수 도지사가 실종자 가족대기실을 방문, 수색상황을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면담했다. 김경수 지사와 마주 앉은 실종자 가족들은 갑작스런 사고소식에 황망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경수 지사는 가족들을 위로하며 “인명구조가 최우선이다. 모든 것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일 김경수 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이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대기실을 방문해 면담을 하고 있다.
19일 김경수 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이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대기실을 방문해 면담을 하고 있다.

통영시는 이날 오전부터 실종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강석주 통영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시청 제2청사에 꾸렸다.

사고대책본부는 제주도 한림항에 설치된 선원가족 대기실에 실종자 가족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제주로 가지 못하는 가족들을 위해 2청사 2층에 가족들을 위한 임시대기실을 마련했다. 사고대책본부는 제주 수색현장에서 새로운 상황이 파악될 때마다 가족대기실에 내용을 전달하는 등 지원했다.

통영시는 통영시청 인근에 실종자 가족들이 밤을 보낼 수 있도록 숙소를 마련하는 한편, 이날 오후 6시께 가까운 식당을 통해 실종자 가족에게 식사를 제공했지만 가족 가운데 일부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경·해군·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구조활동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사고 대응을 위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제주에 도착했으며,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는 광역구조본부가 꾸려졌다.

해경은 실종자 가족들이 제주에 도착하는대로 해경서에 가족 대기실을 마련하고 수색상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제주도도 신속한 구조·수색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위해 모든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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