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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광열 함안 돈블테크 대표

“곡선화 가능한 칩컨베이어 만들었죠”

기사입력 : 2019-11-25 20:52:00

“못 하는 게 어딨나요. 아직 안 했을 뿐인 거죠.”

함안에 위치한 ‘돈블테크’는 기계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칩(가공 시 발생하는 쇠 부스러기)을 운반하는 칩컨베이어 제조 전문기업이다. 그 중 스크루 방식을 생산한다.

지난해 9월 설립된 돈블테크는 ‘해결할 수 없는 건 없다’는 이광열 대표의 철학과 함께 무엇보다 새롭고 획기적인 칩컨베이어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직선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던 칩컨베이어의 곡선화, 칩과 절삭유의 완전한 분리 등 기술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이광열 함안 돈블테크 대표가 개발한 칩컨베이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전강용 기자/
이광열 함안 돈블테크 대표가 개발한 칩컨베이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전강용 기자/

돈블테크는 본래 도전을 좋아하던 이 대표의 기질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 대표는 칩컨베이어는 차치하고 기계가공분야를 전공한 적이 없다. 아무 관련 없는 보험업에 종사하던 그가 영업을 위해 찾아갔던 두 기업의 기술 관련 애로를 발상의 전환으로 해결해준 것이 시작이었다. 그날로 그의 인사는 ‘혹시 해결 안되는 문제 있습니까?’가 됐다.

한날 칩컨베이어 제조회사를 찾았다 컨베이어의 곡선화 문제를 접했을 때가 이 대표와 칩컨베이어의 첫 만남이었다.

약 두 달의 장고 끝에 방법을 고안해 다시 그 회사를 찾았을 때 2012년 당시 이 대표는 기술을 주는 대가로 3억원을 불렀지만 회사 대표는 눈 깜짝 않았다. “생각의 차이로 기술 제공은 없던 일이 됐지만 이 기술의 가치를 알게 된 계기였죠.”

이듬해 이 대표는 ‘곡선회전축장치’ 특허를 등록했다. 자녀들이 장성한 2017년 노후를 생각할 즈음 새로운 일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결과는 칩컨베이어였다. 형의 마트 건물 주차장 한쪽에서 작업자 1명을 고용해 실험을 시작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는지와 20% 이상 저렴한지, 고장이 안 나거나 나더라도 수리가 수월한 구조인지 등 세 가지가 달성되면 공장을 하겠다 목표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공자도 아니었고 공장을 다닌 적이 없으니 그 흔한 볼트, 너트도 없었고, 기계공구상가에서 원하는 부품을 설명할 줄도 몰랐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습득한지 1년여가 지난 지난해 9월 스크루 방식 칩컨베이어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돈블테크’를 설립했다.

현재 지엠진성㈜, 솔로몬테크, 와우텍, 해성ENG, 천일, 성진메가텍, 대길, 스맥 등 회사에 납품하고 있고 또 공작기계 등 여러 업체에서 문의가 잇따르지만 당초 판로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고.

“내가 기존의 문제를 개선한 칩컨베이어를 제대로 개발하기만 한다면 판로는 알아서 생길 것이다. 나는 개발에 열중해야 한다 생각했죠.”

그렇게 탄생한 이 대표의 칩컨베이어는 스크루 방식을 골자로 구석진 공간이나 죽은 공간을 활용한 설치가 가능하다. 또 기존 절삭유를 내보내던 컨베이어 양 옆에 나사를 나열해 나사산과 골 사이 미세한 틈으로 절삭유가 빠져나가게 하며 절삭유와 칩을 완전 분리한다. 이를 통해 모든 라인의 칩을 수거해 칩처리장으로 내보내는 칩중앙처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제조업 환경을 헤쳐나갈 방법에 대해 기계의 배치 변경부터 하다못해 칩 운반 손수레의 바퀴 종류 변경 등 소소한 문제에 아이디어를 내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생각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해오던 획일적인 것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내고 업그레이드해서 생산 원가를 낮춘다면 환경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 대표의 행복은 사람들이 그가 만든 제품을 쓰며 ‘왜 이런 걸 진작 못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데서 온다. 기여를 했다는 것에서 오는 행복이 크다고.

그는 세계 최초는 표준이 된다는 철학으로 내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SIMTOS(대한민국 최대 생산제조기술 전시회)에 나선다. 돈블테크의 사훈은 ‘내가 서있는 곳이 지구 중심이다’이다.

※ 이광열 대표 : △1961년 진주 출생 △1986년 창원전문대 졸업 △2018년 돈블테크 설립 △2013년 곡선회전축장치 특허등록 △2018 칩이송 스크루·엘리베이터용 카벽 조립장치 특허등록 △2019 동력전달장치 체인가이드 특허등록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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