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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이명용(문화체육부장)

기사입력 : 2019-12-02 20:23:11

지난달 13일 개봉안 영화 ‘블랙머니’가 16일 만에 관객수 200만명(28일 기준)을 돌파하는 등 인기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과 마찬가지로 한국경제 시스템의 어두운 그늘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부도의 날이 1998년 외환위기 사태로 촉발된 IMF의 굴욕적 협상을 다루고 있다면, 블랙머니는 IMF로 취약해진 금융시스템 속에서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태가 소재가 되고 있다.

▼블랙머니는 2003년 부실화 징후를 보이던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인수하고 2012년 재매각할 때까지의 과정을 불법과 탈법은 물론 살인까지 난무하는 음모론적 시각에서 다룬다. 메가폰은 ‘부러진 화살’ 등으로 유명한 정지영 감독이 잡았다. 영화는 검찰에서 거침없이 막 나가는 문제 검사인 ‘양민혁’이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가 자살하는 사건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고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죽음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사건과 관련이 있고 BIS(자기자본비율) 등이 담긴 의문의 팩스 5장으로 인해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7000억원에 넘어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면에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가 있다는 것을 그려낸다. 결론적으로 당시의 헐값 매각이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블랙머니가 다루고 있는 영화 내용이 팩트와 다른 부분도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은 일정부분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 번씩 발생하는 모피아(재정경제부+ 마피아)의 스캔들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범죄와 비슷하다. 권력을 가진 소수가 밀실담합으로 이득을 취하는 동안 평범하게 일했던 다수의 노동자는 길거리에 나앉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취약한 자본주의 한계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이명용(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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