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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수소연료 발전소 추진 곳곳서 주민 반발, 왜?

“안전 검증·소통 부족” 불안한 주민들

도내 5곳 건립 신청했거나 착공

기사입력 : 2019-12-02 21:10:17

양산과 함양, 함안, 고성 등 도내 곳곳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남양산수소연료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수용성 보장과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안전과 환경에 대한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이들은 특히 “안전·환경 검증과 충분한 법과 제도 마련 없이 일방 추진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은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양산수소연료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남양산수소연료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불신과 갈등의 이면을 들여다 본다.

◇사업추진 경과= 수소연료발전소 건립이 난항을 겪는 주된 이유는 주민 의견수렴 부족과 안전성 우려다.

정부는 올해 1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수소자동차와 연료전지를 주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발전용 연료전지를 2018년 기준 307MW에서 2040년 17.1GW까지 규모를 50여 배 가량 늘린다는 계획 하에서다. 우리나라는 11월 현재 전국 40여 곳(386MW)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건립을 검토 중이거나 건립 중인 곳만 10여 곳에 이른다.

경남에서는 함양, 양산, 고성, 함안 등이 건립을 추진 중이거나 협의 중이며, 창원은 지난달 건립에 착수했다.

함양군은 지난 7월 국내 최대급 건립 계획을 추진했으나 보류됐다. 함양그린에너지는 지난 7월 함양군 신관리 일원 1만7448㎡의 부지에 5600억원을 투입해 80MW급 설비용량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와 절차상의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함양군은 향후 주민 협의 후 재신청할 방침이다.

고성군은 율대리에 2800억원을 투입해 40MW급 설비용량을 추진 중이며, 함안군은 군북면 모로리에 1100억원을 투입해 19.8MW급 설비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창원은 지난달 창원산단에 4MW급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안전성 우려 해소가 관건= 남양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제 상용화 단계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2006년 이후 국내 47곳이 운영 중이지만 단 한 곳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화석연료인 LNG를 주원료로 활용해 개질 과정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현행방식은 일부 유해물질과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것이 인체와 기후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주민 의견수렴 부족과 안전성 우려, 그리고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인허가 절차도 문제다. 발전소 건축물에 대한 허가권자는 관할 지자체지만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 허가권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가 맡고 있는 이중 구조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안전성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지난 5월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6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수소가스 폭발사고 등 수소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경남도는 지난달 28일 도청 회의실에서 9개 민간발전사와 도시가스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기연구원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료전지 발전소 보급 활성화 민관협의회’를 갖는 등 불신 해소를 위해 심도 깊은 논의를 가졌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 발표 후 도내 곳곳에서 허가신청을 하고 있으나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며 “무엇보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안전성을 알리는 등 친환경·안전성에 대한 주민설득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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