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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 뒤바뀐 홍준표 전 대표와 박완수 사무총장

경남지사 경선 두 차례 맞대결 전력

2014 선거땐 상호 고발… 갈등 골 깊어

기사입력 : 2019-12-03 21:18:29

자유한국당 신임 사무총장에 박완수(창원 의창구) 의원이 임명되자 홍준표 전 대표는 “당이 망하겠다”고 혹평했다.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경선부터 시작된 박 의원과 홍 전 대표의 ‘악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고향 지역구(밀양·창녕·의령·함안) 출마설이 나오는 홍 전 대표의 공천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사무총장은 당 대표와 수시로 당무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는 최측근이다. 특히 공천관리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해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한다.

지난 2014년 4월 14일 마산체육관서 열린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오른쪽) 전 경남지사가 박완수 전 창원시장의 두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경남신문 DB/
지난 2014년 4월 14일 마산체육관서 열린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오른쪽) 전 경남지사가 박완수 전 창원시장의 두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경남신문 DB/

홍 전 대표와 박 의원은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놓고 두 차례 격돌한 전력이 있다.

2012년 당시 김두관 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해 중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후보 경선에서 홍 전 대표와 박 의원이 맞붙었다. 홍준표 3024표, 박완수 2788표로 홍 전 대표가 승리했다.

이어 2014년 경남지사 경선을 앞두고 ‘리턴매치’를 펼쳤다.박 의원은 창원시장직을 사퇴하고 지사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홍 전 대표는 현역 경남지사였다. 진주의료원 문제 등 여러 쟁점 사안에 대해 공방을 벌이더니 급기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로 고발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경선 결과, 홍 전 대표 4079표(47.5%)를 얻어 박 의원을 427표 차로 눌렀다.

껄끄러운 관계는 계속됐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전 대표는 박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속내를 비쳤다. 그는 “개인적으로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전략공천을 하겠다”며 “경남지사를 할 때 극렬하게 대립하며 두 번이나 경선했던 사람도 불러 ‘경남지사로 뛰어달라, 당신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박 의원을 겨냥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중앙정치(국회의원)한 지 1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도지사를 하려는 것은 어렵다. 국회의원 본분에 충실하겠다”며 거절했다.

두 번의 패배 이후 이제는 전세가 뒤바뀌어 박 의원이 홍 전 대표 공천 ‘칼자루’를 쥔 형국이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한국당 당직 개편과 관련해 “쇄신이 아니라 쇄악이다. 김세연 의원을 쳐내고 친박(친박근혜) 친정 체제를 만들었으니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비판했다. ‘친박 친정 체제’는 박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박 총장은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 측근으로 분류한다. 그는 3선 창원시장을 거친 초선 의원으로 창원시장 시절인 2009년 창원지검장을 지낸 황 대표와 인연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 대표적인 ‘친황 인사’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8일간의 단식을 마친 후 당무에 공식 복귀하자마자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을 비롯해 7명의 당직자를 전격 교체한데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강력한 ‘친정 체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3선 이상 중진보다는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 이후까지를 염두에 두고 당내 새로운 구심을 형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기용된 인사 대부분이 황 대표 지지그룹으로 알려진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 출신이라는 점도 거론된다. 이에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주변을 채워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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