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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동 집결지 CCTV 설치 세 번째 무산

업주·업소 종사자 등 50여명

기름 뿌리고 위협·경찰과 몸싸움

기사입력 : 2019-12-10 21:05:41

속보= 창원 서성동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폐쇄회로TV(CCTV) 설치 시도가 업주들의 강력한 반발로 또다시 무산됐다. 세 번째다. 창원시는 CCTV 설치를 방해하고 공무원을 협박한 관련자들을 공무집행방해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11월 20일 1면)

10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입구에서 업주들이 시의 CCTV 설치에 반대하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10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입구에서 업주들이 시의 CCTV 설치에 반대하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는 10일 오전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입구에 CCTV 설치를 시도했지만 업소 종사자들의 강한 반발에 무산됐다. 이에 시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시는 “지난 10월 성매매집결지 폐쇄 TF를 구성하고 폐쇄를 위해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당한 CCTV 설치를 방해하고 공무원을 협박하고 폭행을 가한 업주 등 관련자들을 빠른 시일 안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공무원 50여명을 동원한 가운데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입구에 CCTV 설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미 이곳에는 업주와 종사자 등 50여명이 집결해 있었고, 전신주에는 2명이 올라가 있었다.

CCTV 설치작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오전 9시부터 업소 종사자들이 주변을 감시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경찰버스가 보이자 집결했다. 9시 40분께 시청 공무원들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CCTV 설치를 위한 압박이 시작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관, 구급대원 등 150여명과 함께 소방차 1대와 구급차 1대도 투입됐다.

시 관계자가 방송으로 업소 종사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시는 “정당한 절차를 거친 만큼 이를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에 업소 종사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휘발유가 든 기름통을 들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건물 위 옥상에서도 기름통을 보이며 저항했다.

조금씩 간격을 좁혀나가자 일부 업주는 길바닥에 드러눕는 등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20여분 동안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상황이 격해지자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잠시 동안 업소 관계자와 시 관계자가 협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어 10시 30분이 지나면서 경찰과 공무원들이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고 업소 종사자들의 저항은 계속됐다. 10시 36분에는 한 업소 종사자가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리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다른 종사자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소방관은 소방호스와 소화기를 들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하지만 잠시 뒤 작업을 위한 고소작업차가 들어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작업차량이 들어서자마자 업소 종업원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고 경찰들과 몸싸움이 시작됐다.

업소 종업원 10여명은 작업차량에 올라갔고 차량 주위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물러날 것을 경고했다. 상황이 험악해지면서 업소 종사자 3명이 호흡곤란과 현기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경찰과 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11시께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CCTV 설치는 결국 무산됐다. 지난 10월 30일, 11월 15일에 이어 세 번째 실패다.

창원시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날 우려가 있어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며 “12월말까지 설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계속 문제가 발생한다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영·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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