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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고시 출신 고위직 쏠림 심각

3급 이상 28명 중 19명이 고시

공무원노조 “비고시 국장 사라질 것

기사입력 : 2019-12-10 21:05:53

경남도의 고시(考試) 출신 고위직 공무원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남도에 따르면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28명 중 19명(68%)이 행정고시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청 공무원 2156명 가운데 비고시 출신 3급(부이사관) 공무원은 9명으로 고시 출신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부이사관까지 오를 수 있는 반면 비고시 출신은 정년 등의 이유로 사실상 고위직 공무원으로 가는 길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공무원의 중요한 꿈 중 하나는 승진이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받는 보상이 승진이지만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는데만 20년이 넘게 걸린다. 이 마저도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고속 승진한 고시 출신은 짧으면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고위직에 있다가 퇴직한다. 이로 인해 비고시 출신들의 자괴감과 박탈감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메인이미지경남도청./경남신문 DB/

이런 이유로 지난달 21일 경남도의회 성낙인 도의원은 5분자유발언을 통해 고위직의 병목현상을 강하게 질타하며 ‘경남도 고위직 공무원의 조화로운 인사운영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성 의원은 “3급 이상 간부 자리에 젊은 고시 출신 공무원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어 향후 비고시 출신은 고위직에 올라갈 수 없는 게 우리 도정의 현실이다”며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부단체장의 직급을 상향하거나 계급정년제 도입, 실·국장의 고시와 비고시 출신 할당제 방안을 통한 조화로운 인사 운영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신동근 지회장은 노조게시판에 ‘김경수 지사님의 현명한 인사를 기대해봅니다’는 글을 통해 “인사를 앞두고, 조직도에 올려져 있는 국장급 간부를 세어보니 거의가 고시 출신으로 이제 얼마 후면 비고시 출신 국장은 명부에서 사라질 듯하다”며 “30년씩 그 이상으로 경남도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비고시 출신을 챙기지 않고, 고시 출신이나 외부에서 온 사람들 자리만 만들어 준다면 하위직 공무원들은 꿈을 잃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갈되고 있는 비고시 출신의 국장 승진 기회가 이번 인사에서 보전되길 바란다며”며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국장도 될 수 있다는 꿈,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조직 충성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4급 공무원은 117명으로 현재 6명 만이 고시 출신이다.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하면 고시 출신의 비중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분권 강화와 공직자들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부단체장의 직급을 상향해 나가는데 전국 시·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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