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 송년회로 응급환자 이송 차단 논란
창원경상대병원, 소방본부에 통보
신경외과·흉부외과·중증외상 수술 등
창원경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 회식을 이유로 응급 환자 이송을 받지 못한다고 창원소방본부에 알려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40분 창원경상대병원 측은 의료진 부재로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및 중증외상 수술이 불가하다고 소방본부에 알렸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창원경상대병원으로부터 해당 과목의 응급수술이 불가하다는 연락을 받아 경상대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지 말라는 내부 방송을 하고, 출동 구급대에 무전으로 알렸다”며 “평소에도 병원 내 전산오류 발생이나 환자가 많아 수용이 불가 시에는 연락와서 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후송한다”고 밝혔다.
창원경상대병원이 환자 이송을 받지 않은 것은 11일 병원 인근에서 열린 송년회 회식 때문으로 확인됐다. 100여명의 의료진이 이날 회식에 참여함에 따라 병원에는 신경외과, 흉부외과에서 당직 의료진 한 명씩만 두면서 응급수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성형외과는 평소에도 전화를 하면 당직의사가 오는 콜당직 체계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이날 큰 사고가 없어 환자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회식을 이유로 한 환자이송 자제 통보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창원시내 한 병원 관계자는 “외과에서 송년회 사유로 당직자만 남기고 수술이 불가하다고 소방에까지 알리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우리 병원에서도 학회나 공식적 휴가 등으로 의료진이 없는 경우는 야간 응급진료가 불가하다고 사전에 상황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1년에 한 번 여는 큰 행사인 만큼 사전에 병원 상황을 공유한 것일 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석 달 전부터 계획됐고, 수십년 동안 해온 행사이다”며 “긴급 상황에 대비해 창원소방본부에 사전 보고하여 응급 상황시 환자를 양산부산대병원, 진주경상대병원, 창원삼성병원 등 권역별 의료기관에 이송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인근 고깃집에서 송년회를 한 것은 사실이나 학회 참석이나 의료진 휴가, 풀베드 때도 환자를 못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진료 차단은 아니며, 흉부외과나 신경외과는 팀으로 하는 수술이 많기에 수술이 불가하여 응급수술 환자가 와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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