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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두영 함안 ㈜경남파밍하우스 대표이사

“고객 기만 않는 올바른 먹거리로 승부”

연근 등 지역 작물 기반 먹거리 생산

기사입력 : 2020-01-06 20:54:03

“남들은 욕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게 누구보다 큰 욕심 아니겠어요?”

㈜경남파밍하우스는 지난 2014년 함안 칠원에 문을 열고 우리 밀과 쌀로 마들렌, 마카롱, 쿠키, 머핀 등 과자와 빵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제과제빵 체험학습을 제공한다. 김두영 대표이사가 ㈜경남파밍하우스를 시작한 건 함안에 뿌리를 둔 재료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어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였다.

김두영 대표가 지난 2일 함안 칠원에 위치한 제과제빵 체험학습장에서 경남파밍하우스의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
김두영 대표가 지난 2일 함안 칠원에 위치한 제과제빵 체험학습장에서 경남파밍하우스의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

“함안에 대표 특산물 세 가지가 수박, 멜론, 파수곶감이에요. 계절을 뛰어넘을 수 있는 특산물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함안 대산은 우리밀 시배지이고, 칠서는 한때 우리나라 연근의 47%를 생산하던 곳이지만 정작 함안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밀과 연. 지역의 역사를 담은 특산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과자·빵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시작은 판매가 아닌 체험학습장이었다. 지역의 재료를 알려야겠다는 목적이 뚜렷했고, 어릴 때부터 접해야 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때문에 ㈜경남파밍하우스의 제품은 함안에서 직접 재배한 밀·쌀을 기본으로 한다. 함안지역 농가가 생산하는 블루베리, 딸기 등 과실도 들어간다.

처음엔 김 대표와 직원 1명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역적으로나 소재로나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한 시간 거리에 경남은 물론 대구·경북·울산·부산까지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플래카드와 팸플릿을 만들어 지역 학교, 대형마트는 물론 창원 내 공원에서 홍보를 했다. 김 대표는 “열심히 준비한 걸 알아주듯 학교 등 한 번 찾은 분들이 해가 지나 또 찾아줬다”고 말했다. 100명, 300명 등 예약자 수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2017년 체험학습장이 자리를 잡으며 현재 6명의 직원을 두게 됐다.

판매를 시작한 건 의도는 아니었다. 체험 비수기를 겪으며 직원들 월급을 충당해야 했고 그 대안이 제품 판매였다.

현재 6차산업체이자 사회적기업이 된 것도 다소 물 흐르듯 진행됐다. 직접 생산한 쌀·밀로 생산, 판매 및 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자니 주변에서 6차산업 인증을 받으면 되겠다 했고, 그렇게 인증을 받은 뒤 6차산업협회에서 제공한 경영 컨설팅에서 지금 운영체계가 사회적기업에 맞다고 해 인증을 받았다.

“가난은 부모의 탓이지 아이들은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체험을 무료로 우선 제공했어요. 또 크리스마스, 명절에 지역에 제품들을 기부해오던 게 요건이 된다 하더라고요.”

김 대표는 제과제빵 전문가인 지인에게서 기술을 배웠을 뿐 빵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전문기술은 전공한 직원들이 더 능숙할지 모르나 그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한다. 고구마 수확 등 먹거리 관련 체험을 주변 농가와 협업해 제휴하기도 하고, 학습장 건물 뒤 운동장과 산 자락에 밧줄타기, 다육이 심기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자연 체험도 제공한다. 제품을 연구하다 ‘연식물을 이용한 과자제조방법’ 특허도 따냈다.

김 대표는 경영이 처음이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않는다. ‘어떻게 해야 고객 입맛에 더 맞출 수 있을까’ 고민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가 역점을 두는 6차산업체, 사회적기업이다 보니 꾸준히 지원을 받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사회적기업 제품을 우선구매하고요. 교육청 아이좋아 쿠키나 도청 쿠키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팔릴수록 우리 밀이 보존되는 공공의 이익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해요.”

김 대표가 밀가루 가격만 배 이상이지만 일반 제과점보다 못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돈 버는 길이라고 믿는다. ‘한 사람의 생각을 바로 세우는 건 엄청난 자산이 된다’고.

“먹거리는 좋은 재료로 바르게, 오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힘들다고 올바른 레시피에 이거 빼고 저걸 넣는다면 고객을 기만하는 거죠. 살아남은 놈이 강한놈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김 대표는 앞으로 저소득층, 장애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만들어서 학교 급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하고 싶다.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고, 생산한 이들은 자긍심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꿈꾸며.

※김두영 대표 : △1961년 마산 출생 △2014년 ㈜경남파밍하우스 설립 △2016년 6차산업 인증 △2018년 사회적기업 인증 △2017년 연식물을 이용한 과자제조방법 특허 △2018년 연근·연잎 과자디자인 특허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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