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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도 너보다…” 의사의 도 넘은 '갑질'

창원경상대병원 소속 간호사 27명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기사입력 : 2020-01-06 20:54:15

“니가 아기 죽인 거다.” “바보도 너보다는 ….”

창원경상대병원에서 의사들이 간호사들에 수년간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접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간호사 27명은 6일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했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전경./창원경상대병원/창원경상대학교병원 전경./창원경상대병원/

6일 경상대학교병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병원 소속 간호사 일부가 창원경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속 A 의사와 산부인과 소속 B의사의 폭언·폭행 사례를 녹취파일 등과 함께 제보했다.

제보에 따르면 A의사는 신생아 중환자실 내에서 간호사들에 고성을 지르며 “바보를 데리고 와도 이런 기본적인 건 알겠다. 정도껏 멍청해라. 내가 너 그만두게 만든다”는 등의 발언과 욕설을 해왔으며, 환자나 보호자 앞에서도 모욕을 주는 말을 자주 했으며 등짝이나 팔뚝을 때렸다. 지시를 내리는 메신저에서도 폭언은 이어졌다. A의사의 이 같은 행동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간호사 20여명 가운데 지난 석 달간 3명이 사직서를 썼고 1명이 사직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간호사들은 이날 오후 2시께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A의사의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했다.

산부인과 소속 B의사 또한 “쟤는 내 환자 못 보게 하라. 수준이 떨어져서 일 못하겠다” 등 폭언을 일삼았으며 간호사들의 정강이를 발로 차는 폭행도 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의사는 지난 2016년 술자리에서 여직원의 볼에 입을 맞추는 성희롱으로 정직 3개월을 받은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간호사들을 위축시키고, 환자와 보호자들 앞에서도 다그치며 의료진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심각한 사안이지만 징계위 등에 회부돼도 결국 의사가 의사를 징계내리는 것이라 제 식구 감싸주기며, 반성할 기회가 되는 처벌이 나오지 않는다”며 “B의사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으나 돌아와서도 변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사건에 대해 내부적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내로 고충심사위원회를 열어 조사를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당사자들을 만나 내부적으로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조사 중에 있다”며 “이번 주 내로 고충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사건 진상 조사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 결과에 따라 해당 의사들을 징계위원회나 인사위원회로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A 의사는 본인 잘못을 인정하며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이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병원 측에 전해왔으며, B의사는 업무 중 환자가 위급한 상황이 있었을 때 고성은 있었지만 욕한 적은 없으며, 만약 간호사들이 상처받았다면 사과할 의향은 있다고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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