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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49) 제25화 부흥시대 59

“맛이 좋네”

기사입력 : 2020-01-13 08:00:37

“회장님, 구두가 아주 예뻐요.”

“구두 하나 살래?”

이재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김연자는 검은색의 하이힐을 하나 샀다.

양화점에서 나오자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재영은 호텔로 돌아왔다. 박민수와 직원들이 호텔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박민수는 이재영과 김연자에게만 호텔의 방을 잡고 자신들은 여관에 방을 잡았다.

박민수가 제품 구입에 대해서 보고했다. 그는 이미 홍콩을 여러 차례 왔다가 갔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이재영은 자신이 본 시계와 여성의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회장님, 피곤하지 않으시면 거리에 나가 식사를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홍콩에 먹을거리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러지. 자네가 안내를 하게.”

이재영은 박민수를 따라 거리로 나왔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먹을거리 골목이 있었다. 홍콩은 어둠이 내리자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켜졌다.

가로등까지 켜져 거리가 몽환적으로 보였다.

‘홍콩은 천국 같구나.’

이재영은 홍콩의 아름다운 거리에 감탄했다. 시장골목에 들어서자 음식냄새가 코를 찔렀다. 인파가 많아서 어깨를 부딪치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떠들어댔다. 박민수는 그들을 2층 누각이 있는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누각에서 거리까지 내려다보였다.

“회장님, 경치가 어떻습니까?”

박민수가 이재영에게 물었다.

“홍콩은 아름다운 도시네.”

이재영은 거리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시장은 일본이나 한국과 다른 중국 고유의 집들이 많았다. 집집마다 붉은 등을 내걸고 있었다.

“홍콩은 영국이 지배를 하면서 국제 무역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빈민가가 변두리에 있습니다.”

“그들이 굶주리나?”

“굶주리는 것은 아니고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박민수는 이재영의 의견을 물어 몇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기름에 튀긴 새우, 만두, 돼지고기볶음 등 음식이 상에 가득 펼쳐졌다. 이재영은 돼지고기볶음을 한 점 집어 먹었다.

“맛이 좋네.”

돼지고기볶음이 부드럽고 고소했다. 오리혀도 있었으나 손을 대지 않았다.

술도 마셨다.

“음. 술이 아주 독하네.”

중국의 고량주인데 독해서 한 잔을 마시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술이 독하기는 해도 금방 깨는 편입니다.”

박민수가 웃으면서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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