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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과 척추골절 치료

기사입력 : 2020-01-13 08:00:59

소한(小寒)이 지날 때까지 올겨울 큰 추위가 없어 다행이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처럼 우리나라 겨울 추위는 소한을 즈음하여 매서운데도 올해는 추위가 비켜갔다. 경남은 따뜻한 날씨 덕분에 큰 눈도 없어 빙판길 낙상 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어 아주 다행이다. 빙판길 낙상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은 노인 환자가 많고, 주로 척추, 고관절 및 손목골절 발생률이 높다. 노인의 예고 없이 닥친 사고는 평소 당뇨, 고혈압,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평소 건강한 노인들도 치료에 따른 장기 입원과 합병증 등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모두 부담이 된다. 때문에 포근한 겨울 날씨는 빙판길을 피할 수 있고 근육의 긴장도 덜하게 하여 더없이 고맙다.

하지만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수칙을 지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두꺼운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얇은 옷을 겹쳐 입어 몸의 움직임도 편하게 하면서 보온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깥 활동 전 물·눈·얼음은 없는지 확인하고, 눈길, 빙판길은 피하여 다니자. 경사진 도로 또는 보도블록이 튀어나온 도로 등은 낙상 위험이 높고 낙상 시 부상위험이 클 수 있으니 우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갑을 끼어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걸을 것을 추천한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약을 복용 중인 경우 현기증을 일으키는 약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주의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길러 균형감각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낙상 사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골절은 척추, 고관절, 손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척추의 골절은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작은 충격에도 잘 발생하며, 초기 골절된 시점에서는 미세골절의 경우 일반 X-ray 검사나 CT검사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사례도 많아 환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한다. 때문에 이런 문제로 인하여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에서 척추체 골절이 진단되면 골절 정도에 따라 침상안정, 경피적척추체성형술, 나사못고정술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법을 고려한다. 고령 환자의 경우 장기간 침상안정은 심·혈관계질환과 폐렴의 발생, 당뇨의 조절 어려움 등이 동반될 수 있어 경피적척추체성형술을 실시한다. 이 시술은 일명 뼈공굴 치료법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국소마취 하에 절개 않고 C-ARM이라는 특수 방사선기계로 모니터링하면서 부러진 척추 뼈에 골 시멘트를 주입하여 굳히는 치료법이다. 시술시간이 짧고 시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므로 회복이 빨라 골절 후 2차적인 합병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떤 치료법도 손상된 신체를 완벽하게 회복시키지는 못하므로 빙판길 안전수칙 준수로 건강한 겨울을 보내야겠다.

윤석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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