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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창-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기사입력 : 2020-01-16 20:24:05

군대에 갔다온 사람 중 일부는 영창에 대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때와 기분에 따라 달라졌던 이 쓰라린 기억의 ‘영창제도’가 123년 만에 사라진다. 영창제도 폐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후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개월 후에 시행에 들어간다. 군인의 인권을 위해 영창을 폐지하는 대신 군기 교육, 감봉, 휴가 단축, 근신 및 견책 등으로 대체토록 했다.

▼영창은 ‘군의 규율을 어긴 군인을 가두는 영내의 건물’로 규정하고 있다. ‘병영’과 ‘곳간’을 뜻하며 한자로는 ‘營倉’으로 쓴다. 1896년 1월 24일 제정된 육군징벌령이 시초다. 영창은 군법을 위반한 군인들을 단기간 구금시키고 복무 기간을 그만큼 늘리는 징계로 경찰서의 유치장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군율을 세운다는 명분도 있었지만 인권 논란에 놓이면서 결국 올해 들어 군인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폐지되고 만다.

▼영창 폐지는 지난 2018년부터 나왔다. 당연 필요성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었다. 특히 감봉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월급 자체가 적은 병사 월급으로는 ‘반성’에 앞서 ‘불만’ 표출이 더 많을 수 있어 벌을 준다는 개념이 희석된다고 봤다. 오히려 현실적 월급제인 ‘모병제’에서만 징계의 효력이 크다는 것. 군기 교육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강하게 할 수 없어 대체된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영창이 그동안 지나친 과(過)는 있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적용되기도 했다. 영창 얘기만 나오면 씩씩거렸던 한 지인이 있었다. “그냥 훈계나 얼차려 한두 번 주고 말것을 굳이 영창까지 보낼 이유가 없었던 건데 억울하다”며 흥분했던 일이 기억된다. 상과 벌을 엄격히 적용받은 그 지인은 1~2주 늦게 군에서 전역했다. 모든 일이 보기에 따라 해석이 달라졌던 것이 영창 제도였다. 6개월 후에 완전 사라진다고 하니 ‘억울함’이 없어짐은 좋은데 규율의 보완과 효과의 극대화는 있었으면 한다.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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