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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창원 제조업 혁신을 위한 4가지 제안- 김홍주(한국전기연구원 정밀제어연구센터장)

기사입력 : 2020-01-19 20:38:10

창원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19년만 해도 주요업종 간판 기업들이 쇼크 수준의 실적을 줄줄이 내놓았고, 창원지역 중소기업 공장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들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가 블룸버그가 발표한 ‘2019년 세계 혁신 지수’의 랭킹 1위라는 다소 희망적인 뉴스도 있었다.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창원을 바로 세우기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인공지능, 연결성,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있는데, 과연 우리에게 이들 분야에 대한 축적된 기술이 있는가? 대부분의 키워드는 미국의 정보통신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고, 기업의 스마트공장을 실현하기 위한 로봇, 공작기계 등에 들어가는 모터, 센서, 제어기 같은 핵심부품은 일본과 독일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

둘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는 저서 ‘축척의 길’에서 제조현장없이 혁신은 없다고 단언한다. 한 예로 일본의 후지필름은 카메라 필름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이용해 LCD TV의 기능성 필름, 필름의 원재료인 콜라겐을 이용한 화장품, 필름 화학공정을 이용한 의약품 생산 등 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셋째,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로봇 제조기술 확보에 집중하자. 최근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근로자 1만명당 산업 로봇의 수가 710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 밀도’ 1위 국가라고 한다. 로봇을 산업에서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 자체가 큰 비즈니스 영역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로봇을 창원의 공장에 하루빨리 바로 투입하자. 세계 제조 로봇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일본의 경우 로봇을 생산하여 전 세계로 수출한 뒤, 각 소비 기업으로부터 본인들이 생산한 로봇과 관련한 각종 통계 및 문제점을 피드백 받는다. 이를 통해 제품의 신뢰성과 성능을 개선하고, 또 더 좋은 품질의 로봇을 생산하여 경쟁국보다 앞서는 등 승자 독식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로봇을 개발해도 산업 현장에 일정 수준만 공급되다 보니 피드백에 의한 개선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지 못하고,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니 다시 좌절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로봇과 생산기계를 기반으로 365일 무인운전이 가능한 스마트 부품 공장을 구축하는 것은 어떨까? 가공 소재의 입고 및 재고가 컴퓨터로 자동 관리되며, 로봇이 공작기계에 소재를 넣고 가공이 끝나면 다시 빼내고 출하까지 한다. 365일 상시 동작하기 위해서 공작기계와 로봇은 인공지능에 의해 진단 및 수리된다. 이런 과정 모두가 R&D에 의해 개발된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되는 것이다.

지난해 2월에는 창원국가산단이 ‘스마트 산단 선도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됐고, 6월에는 지능 전기기술과 기계산업과의 융합을 목표로 창원시와 한국전기연구원이 손잡고 추진한 ‘강소연구개발특구’가 결실을 맺었다. 이러한 상황들이 창원 제조업 혁신을 위한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하고, 앞서 제시한 4가지 방안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를 바란다.

김홍주(한국전기연구원 정밀제어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