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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시군, ‘인권기본계획’ 한 곳도 없다

거제시 제외 다른 시군은 계획 없어

고성군·창원시 등 7곳만 조례 제정

기사입력 : 2020-01-19 21:09:19

경남도를 포함해 도내 시군중 인권에 관한 기본계획이 수립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조사돼 도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인권조례가 제정된 6개 기초지자체에는 위원회도 설치되지 않았다.

17일 자치법규시스템 조회 결과 도내에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곳은 경남도와 창원시, 거제시, 사천시, 진주시, 고성군, 함양군이다. 하지만 7곳 가운데 조례에 의무사항으로 명시된 기본계획이 수립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인권 조례가 식물조례나 다름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지난 2010년 광주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인권 조례를 제정해 인권정책에 선진적인 면모를 보였으나, 지난 10년간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인권안건의 심의, 토론을 위해 설치하게 되어 있는 위원회도 9년 만인 지난해 11월 구성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인권보호 전담부서가 생기면서 위원회를 구성했고, 기본계획을 세울 준비도 진행하게 됐다”며 “올해 6000만원의 예산으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맡긴다면 내년께 기본 계획이 수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인이미지경남도청./경남신문DB/

시군단위에서는 올해 기본계획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거제시를 제외하고는 다른 시군은 예정된 바도 없다. 전국적으로 인권 조례를 제정한 전체 지자체의 절반 이상이 아직 기본계획 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남의 경우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3에 불과한 6개 시군에서만 인권 조례를 제정했으나, 이곳 역시 조례를 이행 중인 곳은 한 군데도 없어 전국에서도 인권 정책이 더딘 곳으로 손꼽혔다. 경남과 함께 인권 정책이 더딘 곳으로 분류되는 경상북도도 울주군에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각 광역지자체 내 한 곳 정도는 기본계획이 세워진 곳이 있으나 경남은 창원시 조차도 기본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군단위와 같이 좁은 지역은 아는 사람이 많고 인권과 관련한 인프라가 부족해 인권침해의 상황이 더 발생하기 쉬워 이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하지만 행정적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군단위에서는 지역이 좁다 보니 아는 사람이 많아 공직사회 내에서도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부분이 많고, 변화가 느려 세대간 충돌도 잦으며 다문화 문제도 있어 인권 증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속적 민원발생이 아니라는 생각에 행정에서 항시적으로 담당자를 두거나 계획을 수립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경남도와 조례가 제정된 기초지자체장과 지역의원들이 지역 주민들의 인권과 관련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례의 이행과 나머지 시군에 대해 조례제정을 촉구했다.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김중섭 교수는 “근대 역사상 첫 인권운동인 ‘형평운동’이 일어난 곳이 진주임에도 경남은 아직 인권보장에 대해 ‘지역의 법’인 조례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기본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할 담당자가 생기고, 인권교육을 실시해야 주민들의 인권감수성도 향상시킬 수 있는 만큼, 지자체의 장과 지역의원들이 의지를 가지고 조례를 제정,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인권관련 사안에 대해 공론화시킬 수 있는 기구인 인권위원회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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