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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부의 손길, 세상을 밝힌다 (6) 김해 햇빛사랑봉사회

“사랑 담은 짜장면 한 그릇 어려운 이웃과 나눠요”

기사입력 : 2020-01-19 21:09:12

짜장면은 외식 메뉴의 1순위로 인식되며 한국의 외식 역사와 같이하는 대표 음식이다. 오랫동안 외식 메뉴의 대표격으로 자리잡고 있는 짜장면에는 서민들의 추억과 애환이 묻어 있다. 이런 짜장면에 정을 얹어 14년 동안 지역의 소외계층에 짜장면을 무료로 대접하고 있는 봉사단이 있다. 김해의 햇빛사랑봉사회이다.

17일 김해 햇빛사랑봉사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해의 중식당 태성춘 대표 박희태(63)씨를 만났다.

김해햇빛사랑봉사회는 박희태 회장를 주축으로 지난 2006년 10월 결성돼 2007년부터 짜장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식당을 운영하는 10쌍의 부부들로 시작해 지금은 13쌍 26명으로 늘었다. 햇빛사랑봉사회는 지난 14년 간 58회, 1만7100여 명의 장애인·노인·교도소 수감자 등 소외 계층을 찾아가 짜장면, 탕수육 등의 중국음식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14년간 짜장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희태씨가 자신의 중식당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다./성승건 기자/
14년간 짜장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희태씨가 자신의 중식당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다./성승건 기자/

박 회장은 지난 1997년 외환 위기를 계기로 지역 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고자 1998년 부산에서 봉사단체 협심회를 구성해 짜장면 나눔 봉사를 시작했다. 이 경험으로 2004년 김해로 이사를 온 이후에도 나눔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친척이 운영하는 대구의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시작하며 중국음식점 일을 배우게 됐다”며 “어려움을 알기에 항상 소외계층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외환 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음식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14년간 햇빛사랑봉사회 활동을 하며 나눔을 통해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그는 “1998년 처음 무료급식 행사를 진행할 때 80대 할머니께서 태어나서 처음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어본다는 말을 들었다. 또 장애인들이 굳은 의지로 스스로 짜장면을 먹고자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본다”며 “봉사를 통해 우리가 모르고 있는 소외계층이 많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비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을 이해하게 되기에 나눔을 통해 더 많을 것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활동 덕에 햇빛사랑봉사회는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자원봉사단체부문 경상남도지사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2019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의 단체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 회장은 나눔 문화가 확산되려면 시민들이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11월 ‘2019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 단체상을 수상한 모습./햇빛사랑봉사회/
지난해 11월 ‘2019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 단체상을 수상한 모습./햇빛사랑봉사회/

그는 “종종 내 상황이 나아지면 봉사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눔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눔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진 것이나 기술을 작더라도 나누는 실천을 한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시 돌아봐도 봉사를 시작한 것이 매우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 몸이 버티는 한 이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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