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의료칼럼] 운동마비와 감각이상

기사입력 : 2020-01-20 07:58:19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마비가 생기거나 손발이 저리면 중풍이라고 생각한다.

중풍은 옛날부터 사용하던 용어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치매, 뇌전증, 소아마비 등 마비가 생기는 모든 질병을 한데 묶어 불렀던 명칭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뇌졸중과 안면 마비, 파킨슨 병, 뇌전증, 소아마비 및 척수질환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말초신경 질환은 모두 마비와 감각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나, 병의 위치가 다 다르므로 병력 청취와 함께 적절한 검사로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

갑자기 몸 한쪽이 마비되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시야장애, 언어장애, 균형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심각한 응급질환에 속한다.

안면 마비의 원인으로는 안면신경에 바이러스가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벨 마비’가 가장 흔하고,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흔히 입이 돌아간다고 하며, 어르신들은 와사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면 마비는 얼굴에는 저림과 같은 감각 이상은 동반되지 않으나 혀에는 감각 이상과 맛을 잘 못 느끼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뇌경색으로 안면 마비만 발생할 수 있어서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뇌 MRI 촬영이 필요한 지 결정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수 개월 이상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는 보행 장애나 기타 운동 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병이다. 파킨슨병이 서서히 진행할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다가 컨디션이 악화되면서 갑자기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종종 뇌졸중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박멸됐기 때문에 이로 인한 척수마비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아마비처럼 척수에 병을 일으키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여 팔·다리에 마비나 감각 이상이 발생했을 때는 척수 질환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하며, 척수 MRI로 진단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수백 가닥의 말초신경이 있다.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 눌리거나 갑작스러운 외상에 의해 흔하게 손상을 입는 신경들이 있다. 당뇨병이나 오랜 음주로 인해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이 발병하기도 한다. 각각의 신경에 따라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부위가 다르며,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를 통해 어느 신경에 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유사한 마비나 감각 이상이라 하더라도 병의 위치와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찰과 적절한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박보석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