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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50년 마산자유무역지역, 희망 품고 다시 뛰자] (4) 도시형 첨단산업 수출기지로

강소기업 모으고, 기술력 나누고, 제조혁신 이루고

기사입력 : 2020-01-29 20:56:30

“이제는 노키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휴대폰 제조 업체 노키아는 전성기 마산 수출의 80%를 차지하며 지역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그러나 번영은 그리 길지 않았다. 노키아는 2014년 마산에서 철수했다. 협력업체는 일감을 잃었고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이 일었다.

노키아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은 어땠을까? 이들은 신시장 개척과 기술 개발로 새로운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했다. 최근까지도 수출액 10억 달러를 꾸준히 달성했고, 많은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입주 기업들은 여전히 기술 개발에 목말라 있다. 최근 입주기업 실태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43.7%가 입주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및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입주업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산자유무역지역이 ‘도심형 첨단산업단지’로 재도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50년을 시작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본지는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장의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원장, 박수현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회장에게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재도약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창원시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앞에 세워져 있는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진흥 상징탑./김승권 기자/
창원시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앞에 세워져 있는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진흥 상징탑./김승권 기자/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주기업 정보 교류 활성화하고 혁신 역량 강화
중소·중견 수출기업 집적지로 자리매김해야
장기 외투기업에 인센티브, 혁신 생태계 구축을”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진기 연구위원은 정부 사업에서의 역차별 해소, 장기 경영 외투기업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자유무역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랜 기간 마산자유무역지역의 현황과 발전 방안을 연구했다.

홍 연구위원은 “최근 FTA 확산 등에 따라 관세유보지역으로서의 이점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마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투 집적지이며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의 강소기업이 존재한다”며 발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2017년 기준 마산은 전체 자유무역지역 수출액의 56.8%, 생산액의 54.8%, 입주업체 수의 55.4%, 고용인원의 59.8%를 차지한다.

그는 관세유보지역 이점이 약화하면서 혁신 생태계 구축으로 지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지역에 입각한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하나의 산업집적지 내에서 입주기업 간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고, 혁신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마산은 외투 기업의 토착화가 이뤄졌고, 입주 기업의 10%가량이 강소기업입니다.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수출 지향적 중소, 중견 기업들의 경쟁 거점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는 45년 이상 장기 경영 외투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기업들은 입주 초기에 받은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 외에 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장기 경영 외투 기업의 인센티브 제공은 외투기업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 지원사업의 역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가산단, 일반산단을 대상으로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자유무역지역은 이 같은 지원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다. 자유무역지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리하는 국가산단이지만,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산업단지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사업에서 역차별을 받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마산은 산자부가 직접 관리하는 지역임에도 클러스터 사업 추진체계에서는 함안, 칠서와 함께 일반산단으로 분류되는 등 정책사업과의 연계성이 모호한 상태입니다. 국가정책사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저하되고 외투기업이 국가 정책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있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는 자유무역지역에 창업기업을 입주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유보지역의 이점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지역이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집적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기업은 창업보육센터 등을 나오는 순간 용지와 설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창업기업의 기술역량, 사업화 가능성, 잠재력 등을 고려해 수출지향적 창업기업에 한해 자유무역지역 입지를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수현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회장

“볼륨 있는 외투기업 유치 글로벌 경쟁력 확보해야
정부 지원사업 역차별 문제 해소 시급
공시지가 상승폭 커 기업 부담… 임대요율 낮춰야”

박수현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회장이 협회 사무실에서 자유무역지역 활성화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박수현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회장이 협회 사무실에서 자유무역지역 활성화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박수현(대신금속 대표) 회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형 첨단산업 수출기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개발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성장 잠재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박 회장은 입주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단순 생산 공정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을 포함한 지능형 공정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970년대 입주한 장수기업 10개사가 수출의 49%, 고용의 22%를 차지하는 향토기업이 됐습니다. 긴 업력만큼이나 기술력도 출중합니다. 또한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클래스 300 기업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도 많습니다. 이제는 우리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기업들이 서로 기술 노하우를 공유해 수출 주도, 첨단산업 공단으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마산자유무역지역에는 입주기업체의 30%가 넘는 37개사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입주기업에 실질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토지 임대요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토지 임대요율은 2011년 0.32%에서 2019년 0.84%로 대폭 올랐다. 지난 2011년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 특례제한법’ 제정으로 2021년까지 임대요율을 1% 수준까지 인상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시내권에 위치한 마산자유무역지역의 특성상 평균 공시지가가 2011년 53만여원에서 2019년 83만여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입주 기업체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요율이 1%까지 오르는 것은 많다 적다를 논하기가 어렵지만,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입지 특성상 평균 공시지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월 임대료가 입주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재부의 국유재산 특례제한법 적용 배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 회장은 이른바 볼륨이 있는 외국인 투자 기업을 유치해 부가가치 창출, 수출 증대와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수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수출 위주의 생산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자유무역지역과 관련한 지원 사업의 역차별 문제를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지역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국가산업단지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유무역지역에서는 경쟁력 강화사업 등을 벌이고 있는데, 제도적으로 지원의 역차별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박 회장은 2020년을 다음 50년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규정했다. “무려 50년의 세월과 노하우가 이곳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자유무역지역도 스스로 변화해 새로운 50년을 향해 달려야 합니다.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도시형 첨단산업 수출기지가 바로 마산자유무역지역의 미래입니다.”


◇홍장의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원장

“기술력 갖춘 ‘강소기업’·지역 이끌 ‘리딩기업’ 유치
노후된 인프라 정비 우선돼야
스마트 산단 필수… 경쟁력 강화사업 지원 확대를”

홍장의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원장이 관리원 사무실에서 입주 기업 지원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홍장의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원장이 관리원 사무실에서 입주 기업 지원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홍장의 원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세계 속의 수출·투자 허브’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세기의 세월을 겪으며 국내외 산업 구조는 크게 바뀌었고, 자유무역지역 내 설비 또한 노후화됐다. 홍 원장은 역내 인프라를 우선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노동자들이 피부 와닿을 수 있는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마산에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간접적인 인프라, 노동자 복지, 권리 향상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력 확보 문제는 기업 운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우선 노후화된 기반시설 정비, 4차 산업혁명형 산업인프라 확충, AI(인공지능) 기반 단지 스마트화 등 제조혁신 인프라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변화가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 품질제고, 원가절감, 판로지원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집니다.”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은 입주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9년부터 2000여억원을 들여 표준공장 재건축, 역내 도로확장, 기숙사 리모델링 등 구조고도화 사업을 벌였다. 2018년부터는 입주기업 비즈니스 지원, 근로자 복지활동 지원을 위한 ‘스마트혁신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유치와 관련해 홍 원장은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유치하는 방안, 지역경제를 견인할 만한 ‘리딩기업’을 유치하는 두 가지 전략이다.

“꼭 창원지역이 아니더라도 수도권의 기술력,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이 지역에 뿌리내리게 지원하고, 과거 노키아TMC처럼 지역 경제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 4차 산업형 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리딩 기업 유치는 우리 관리원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창원시, KOTRA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야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홍 원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의 향후 인프라, 서비스 부문에서 AI는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AI는 생산성 향상, 제품의 결함 발견, 물류 효율 향상 등 많은 변화를 몰고 오면서 기업이 생존하느냐 마느냐를 결정 짓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20여개 입주기업들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사업에 나서면서 스마트 산업단지로의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관리원도 마산이 스마트 산업단지로 변화하는 데 중소벤처기업청, 창원시 등과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관리원의 행정 서비스도 AI 기반 지원시스템으로 개발하고, 효율화된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홍 원장은 향후 경쟁력 강화사업의 확대 지원 필요성을 제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18억원의 예산으로 기술개발 R&D, 시제품 개발, 마케팅 지원을 통해 입주 기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부와 긴밀히 협의해 사업을 확대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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