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CEO초대석] 이효종 진주 휴먼바이오텍㈜ 대표

“국내 줄기세포기술로 난치병 치료해야죠”

30여년간 대학서 연구·기술개발

기사입력 : 2020-02-03 20:39:41

우리 몸 어디에나 있는 줄기세포. 250종 이상의 세포가 증식돼 조직으로 분화를 일으켜 일생 동안 우리의 몸을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의 가치는 감히 계산기로 두드리기 힘들다.

심근경색, 간경화 등 난치성 질병의 치료까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가졌지만, 현재 국내의 경우 줄기세포는 엄격한 생산시설 보유 및 인체효능시험을 거쳐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시술이 가능한 탓에 국내 환자들은 일본, 중국 등으로 원정 치료를 나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적 불모지에서도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내 휴먼바이오텍㈜ 이효종(74) 대표는 국내 첨단 바이오산업 발전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쉼 없이 연구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효종 휴먼바이오텍 대표가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자신이 개발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효종 휴먼바이오텍 대표가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자신이 개발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약 30여년간 경상대학교에서 줄기세포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해온 학자다.

“지난 1989년 국내 처음으로 핵이식기술(동물의 세포에서 핵을 꺼내어 핵을 제거한 다른 동물의 난자에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복제동물을 생산했고, 2001년부터는 꾸준히 줄기세포 관련 해외연구와 기술 개발을 해왔습니다.”

2011년 정년 퇴임하며 그는 기술을 사회에 환원해 첨단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의 휴먼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휴먼바이오텍을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실현하고자 줄기세포 관련 최고의 기술을 가진 과학자들이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라고 소개한다. 그가 회사를 설립한 것은 줄기세포은행을 설립하고, 또 줄기세포를 배양 및 증식해 난치성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였다.

“활력이 우수한 줄기세포를 보다 효율적이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3차원 배양기술을 확립했고, 또 줄기세포를 장기간 냉동 보관하고 줄기세포 배양액에서 세포활성인자를 분리 농축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줄기세포는 약품으로 분류돼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시술 및 시판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 우선 국가에서 정한 생산시설과 관리시스템(GMP)이 있어야 한다. 3차원 대량배양기술을 개발했지만 시설이 없어 관련 수익사업은 어려운 형편이다.

그는 좌절하기 보다는 현재 자신이 가진 기술을 활용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어쩌면 줄기세포 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화력이기도 하다.

“시중에서 고가로 판매되는 보통의 줄기세포배양액화장품보다 100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배양액을 쓰는 것이 아닌, 250가지가 넘는 세포활성물질 중 주름개선 등 피부에 작용하는 세포활성인자와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결과물은 지난 2013년 개발한 다기능성 고품질 화장품. 더불어 2019년에는 세포활성인자와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이용한 탈모 방지를 위한 제품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는 국내외 판매를 위해 바이어 및 밴드사를 확보하는 한편 전시회 및 박람회에 출품하는 등 홍보를 시행 중이다. 원래 설립목적을 위해 진주 제일병원과 MOU를 체결하고 성체줄기세포 보관, 난치병의 치료기술을 개발하면서 창원 및 울산지역 종합병원과도 협약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30년 넘게 연구해온 줄기세포 분야가 미래세대가 도전할 만한 가능성 높은 분야라고 단언한다. 초고령화시대에 노인성 난치병은 증가할 것이고, 이는 치료비 부담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실용화를 위해선 아직 많은 연구와 기술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외 산업화에 따른 생산 기술·관리, 질병별 치료기술 개발, 약품 규격화, 코디네이터 및 유통 등에서의 일자리 창출 기대감도 크다.

그는 현재 일본·중국 등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나서는 국내 환자들을 바라보며 국내 줄기세포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환자의 간편한 치료와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치료기술 개발과 제도적 보완이 꼭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 환자들을 유치하는 의료관광시스템을 구축하는 미래도 그려봅니다.” 

※이효종 대표: △1946년 진주 출생 △1985년 서울대 대학원 수의학과 박사과정 졸업 △2011년 휴먼바이오텍㈜ 설립 △2013년 줄기세포 냉동보존기술, 성장인자 대량 분리 및 농축방법 특허등록 △2013년 줄기세포 3차원 대량배양 기술 확립 △2015년 세포활성인자를 이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특허등록 △2019년 세포활성인자를 이용한 발모촉진제 특허출원

글·사진=김현미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