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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난리 속 마산의료원 음압병동은…

마산의료원 음압병동 가보니

방역복 의료진 선별진료소 대기

기사입력 : 2020-02-10 21:12:38

10일 오후 2시 마산의료원 현관 앞, 병원을 오가는 사람들 2명 중 1명꼴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병원 본관으로 진입하는 출입문 앞에는 주의 문구를 적은 큰 팻말이 양쪽으로 세워져 있었다. 약 1m 높이로 세워진 팻말에는 ‘14일 이내에 중국을 포함한 외국을 방문한 경우 호흡곤란,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선별진료소에서 1차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팻말 아래 바닥에는 빨간색 화살표로 선별진료소로 향하는 길을 표시해 뒀다.

화살표를 따라 100여m 를 걸어가면 선별진료소와 호흡기 환자 대기공간이 나온다. 선별진료소 앞에는 방역복을 입은 통제요원이 있었다. 선별진료소를 찾는 환자가 인근 응급실로 진입할 수 없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선별진료소 안은 15㎡ 남짓 되는 공간으로 3개 테이블 앞에 방호복을 착용한 의사와 간호사, 원무과 직원 등 총 3명이 앉아있었다. 이들은 방문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질문과 함께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방문지와 출국·입국일, 호흡기 증상과 증상 발현일, 기저질환 등 환자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 1차적으로 의심환자를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선별진료소에서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들이다.

1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의료원 음압병동 병실 앞에 설치된 차압모니터에 기압차가 표시돼 있다.(왼쪽) 방호복을 착용한 마산의료원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취재기자에게 검사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1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의료원 음압병동 병실 앞에 설치된 차압모니터에 기압차가 표시돼 있다./성승건 기자/

이들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이후 매일같이 선별진료소로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가족에게 선별진료소 근무를 비밀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방호복을 한 번 입으면 3~4시간 동안 선별진료소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 물도 제대로 못 마시는 고충도 겪고 있다.

간호사 강모(36)씨는 “방호복을 입고 몇 시간만 지나도 땀으로 온 몸이 젖고, 3~4시간 동안 화장실도 갈 수없어서 일반 병동보다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 참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의료원에는 도내 유일한 별도의 음압병동이 있다. 병동은 1개 층에 병실은 총 8개다. 도내 일부 의심환자들이 확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곳에 격리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날은 마산의료원의 음압병동에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병원 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음압병동 내부로 진입해 봤다. 병실 내부 진출입은 까다로웠다. 출입구에는 손잡이가 없었다. 바깥의 이중문을 포함해 병상까지 진입하는데 총 5개 정도의 문을 통과해야 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각 병실의 문도 동시에 열리지 않았다. 56㎡ 정도의 병실마다 별도의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고,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CCTV(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었다. 비대면으로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환자들의 음식은 1회용 식기에 담겨 전달되고, 환자들이 사용한 모든 폐기물은 별도로 소각처리된다.

이날은 환자가 없어서 의료진이 한 명도 없었지만, 의심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1명의 의사와 4명의 간호사가 투입된다고 했다.

음압병동 의료진은 의심환자가 입원하는 순간 매일 두려움과의 사투를 벌인다고 토로했다. 마산의료원 감염관리실 관계자는 “음압병동에 투입되는 의료진은 의심 환자들과 가장 밀접한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 불안감을 느낀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갑갑한 보호복을 입고 근무하게 되면 체력 소모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1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의료원 음압병동 병실 앞에 설치된 차압모니터에 기압차가 표시돼 있다.(왼쪽) 방호복을 착용한 마산의료원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취재기자에게 검사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방호복을 착용한 마산의료원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취재기자에게 검사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류남욱 마산의료원 총무과장은 “아직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병원은 매일 긴장 속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며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분들은 무작정 병원을 찾지 말고 보건소나 1339로 먼저 연락을 취해 안내를 받으시길 당부드리며, 의료진은 철저하게 준비를 해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음압병상(국가지정, 지역거점)은 모두 5개소(진주경상대학교병원, 삼성창원병원,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마산의료원)에 총 36병상이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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