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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의 세금이야기 (30) 세법상 양도의 개념

증여재산가액 중 채무액 제외한 증여분만 과세

기사입력 : 2020-02-12 08:06:21

보통 부동산을 양도한다고 하면 대가를 받고 부동산을 넘겨주는 ‘매매’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양도소득세 신고 등 제반 의무를 이행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 등 세법상의 양도의 개념은 매우 다양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담부증여이다. ‘부담부증여’란 수증자가 재산을 무상으로 받으면서 증여자의 채무를 부담하거나 인수하는 증여를 말한다. 타인 간에 부담부증여를 하는 경우에는 증여재산가액 중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액에 상당하는 부분은 양도로 보고, 채무액을 제외한 순수한 증여분만 증여로 본다. 예를 들어 5억원에 상당하는 부동산을 아버지가 딸에게 증여하면서 임차인의 전세금 2억원도 같이 자녀에게 넘긴 경우를 보자. 이 경우 재산 5억원에서 전세채무 2억원을 차감한 3억원을 딸이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다. 따라서 증여한 아버지는 2억원 부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딸은 3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부담하게 되며, 10년 합산하여 5000만원(미성년자이면 2000만원) 공제해 증여세를 계산하게 된다.

세법상 양도로 보는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산을 서로 교환하는 경우다. 갑 소유 주택과 을 소유 나대지를 서로 교환한 경우, 갑은 을에게 주택을 양도하고 을은 갑에게 나대지를 양도한 것으로 본다. 둘째,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도 양도이다. 회사를 설립할 때 금전 이외에 부동산 등을 출자하고 그 대가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취득하는 것도 양도로 본다. 셋째, 채무보증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자산이 경락되어 타인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 그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자산을 양도한 것으로 본다. 넷째, 이혼위자료로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준 경우이다.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거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일정액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동 위자료 지급에 갈음하여 당사자 일방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권을 넘겨준 경우에는 그 자산을 양도한 것으로 본다.

반면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 이전’은 본인의 재산을 되찾아가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양도가 아니다.

이상준 한울회계법인 대표 회계사, 〈통으로 읽는 세법〉, 〈공인중개사 부동산세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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