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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 물동량 4년새 20% 감소

경기침체, 기업 해외이전 등 여파

안정항 물량 포함해 증가 착시

기사입력 : 2020-02-17 21:05:15

속보= 마산항 물동량(LNG 제외)이 지난 2015년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남 대표 항만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부가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안정항) LNG 물동량을 마산항 통계에 편입하면서 마산항의 현실성을 반영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터져 나온다. (13일 2면)

17일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마산항의 누적 물동량(컨테이너·비컨테이너 합계)은 총 2588만6237t으로 지난해보다 114.7% 늘었다.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 LNG 물동량 1342만여t을 제외하면 지난 2018년 1205만3215t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5년에 비해서는 19.9%나 줄었다.

해양수산부는 2002년부터 항만법상 ‘불개항장’으로 운영해 왔던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안정항)를 마산항 항만 밖 시설로 지정 고시하면서, 지난해부터 안정항의 LNG 물동량을 마산항 통계에 편입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마산항 물동량에는 2018년 전체 물동량보다 많은 LNG 물동량이 편입되면서 11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최근 4년간 마산항 물동량을 보면 2015년 1556만3948t, 2016년 1526만7260t, 2017년 1322만1768t, 2018년 1205만3215t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마산항의 전년 대비 품목별 물동량 추이를 보면 조제식품·음료·주류 등 -91.4%, 모래 -58.4%, 목재·목탄·코르크 등 -44.5%, 비철금속 및 그 제품 -46.6%로 큰 폭으로 줄었다. 안정항 LNG 물동량을 제외하면 지난해 마산항에서는 자동차 수출입 물동량만 수출입 비중 대비 의미 있는 증가세(35.7%)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지속적인 마산항 물동량 감소의 이유로 지역 경기침체, 정부의 탈원전 정책,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등을 꼽았다. 전체 물동량은 지난 2015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고, 특히 지난해 컨테이너 물량은 16만7951t으로 일본으로 나가는 농산물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마산항 물동량이 지역 경제 침체로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2002년부터 줄곧 국가 통계에서 누락된 안정항 LNG 물량이 지난해부터 마산항 통계에 반영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품목과는 별도로 안정항 물량만 따로 떼어내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경남항운노동조합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창원산단에서 나오는 중량물을 선적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부두가 북적였지만, 지금은 대규모 물량을 전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확 줄었다”며 “그나마 잡화 등 물동량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 물동량이 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도 안정항 물동량 편입으로 인해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며 “이 같은 통계는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착시효과를 불러와 항만 정책의 오류와 함께 종사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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