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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다선, 면접 전날 불출마… 물갈이 신호탄?

통합당, 18~19일 부울경 면접

정갑윤·유기준 불출마 선언

기사입력 : 2020-02-17 22:01:28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PK(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을 하루 앞둔 17일 5선 정갑윤(울산 중구)·4선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그동안 4·15 총선 출마 의지가 강했던 만큼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공관위에서 중진들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사전에 공천탈락 사실을 통보하면서 자진 사퇴를 유도했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에 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영남 물갈이’ ‘중진 험지 차출’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모두 친박(박근혜) 핵심인사로 불렸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제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정갑윤(왼쪽)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제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정갑윤(왼쪽)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991년 제4대 경남도의원을 지낸 정 의원은 울산 중구를 지역구로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내리 5선에 성공했다. 2014년 19대 국회에서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이에 경남지역 다선 중진들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도내 다선 의원 가운데 3선 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4선 김재경(진주을)·5선 이주영(창원 마산합포구) 의원은 지역구에서 출마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은 이날 지역구에서 상경해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당 일정을 소화했다.

일단 PK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한 공관위 면접은 18일부터 시작된다. 경남 일부 지역은 19일 열릴 예정이다. 면접 일정은 공론화하지 않고 개별 통보하는 방식이다. 면접 이후 도내 의원들 가운데 몇 명이나 컷오프(공천배제)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특히 ‘험지 출마’를 종용받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에 대한 공관위의 결정도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를 떠나 양산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역제안했으나 공관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 모두 “(홍 전 대표) 혼자 판단해 결정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면접 과정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고향 선거구’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수한다는 한결같은 입장이다.

그는 17일 언론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험지 출마 하라는 당의 권고를 거절할 경우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사실무근 보도와 이를 악용해 일부에서 고향분들을 당혹하게 하는 사실을 듣고 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소위 물갈이를 위한 공천배제 대상이 아니다. 험지출마 권고는 김태호가 경쟁력이 있는 당의 큰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험지출마 철새’ 소리를 들어가면서 당을 위해 온 몸을 던졌다. 정말 할만큼 했다”며 “마지막 정치여정을 고향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갑윤·유기준 의원 불출마로 한국당 총선 불출마 선언자는 김무성(6선), 한선교·김정훈(이상 4선), 여상규·김세연·김영우·김성태(이상 3선), 김도읍·김성찬·박인숙(이상 재선), 유민봉·윤상직·정종섭·조훈현·최연혜(이상 초선) 의원까지 총 17명이다. 이 가운데 PK지역 의원은 9명이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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