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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준 선생님, 30년간 고생하셨습니다”

창원 경일고·경일여고 방송부 동문

석 달간 준비해 은사 퇴임식 마련

기사입력 : 2020-02-20 07:54:35
창원 경일고등학교와 경일여자고등학교 방송부 동문들이 30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윤해준(앞줄 가운데 안경 낀 사람) 교사를 위해 지난 15일 퇴임식을 마련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일고방송부 동문/
창원 경일고등학교와 경일여자고등학교 방송부 동문들이 30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윤해준(앞줄 가운데 안경 낀 사람) 교사를 위해 지난 15일 퇴임식을 마련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일고방송부 동문/

30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창원 경일고등학교 윤해준 교사를 위해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특별한 퇴임식을 마련했다.

윤해준 교사의 지도를 받았고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던 방송부 동문들은 지난 15일 창원에서 퇴임식을 열었다.

윤 교사와 함께한 모습을 기록한 영상을 함께 보고,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재학생들의 축하공연도 열렸다. 제자들의 한마디와 퀴즈, 경품추첨행사까지 다양한 이벤트로 꾸려졌다. 퇴임식에는 윤해준 교사 부인 강은숙 합포여중 교사와 경일고 재학생들도 함께했다.

음악을 담당한 윤해준 교사는 지난 1991년 교단에 섰고 방송부를 맡으면서 경일고와 경일여고에서 제자들을 키워냈다.

제자들이 기억하는 윤 교사는 동아리 경험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고민하고 발견하도록 돕는 스승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을 녹음하고 뮤지컬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렸다. 방학 때에는 학생들과 함께 경주, 보성, 거제, 춘천, 서울 등지를 방문해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들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부 1기로 윤 교사의 첫 제자인 김철휘씨는 “처음 마이크 하나로 뛰어다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기에 가까운 후배들을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인연을 가족같이 생각하고 아끼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윤 교사를 위한 퇴임식은 지난해 10월부터 준비됐다. 방송부 동문 결혼식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퇴임식을 기획해 석 달간 준비했다. 지난 12일에는 방송부 제자들이 모교인 창원 경일고 앞에서 퇴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제자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퇴직 기념선물을 모교 앞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윤 교사는 이날 퇴임식에서 “선생은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자이지만 그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며 “저 스스로가 방파제와 울타리가 돼 제자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선후배간의 만남으로 서로를 아끼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제자들로 키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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