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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리 세계사… 역사 속 미스터리 28가지 진상 파헤쳐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현대지성 펴냄, 1만5000원

기사입력 : 2020-02-21 08:09:11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 중에는 여과 없이 후대에 전해진 경우가 많다. 옛 역사가들은 후원자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은폐하고 윤색시켰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사실은 허위와 날조 위에 세워진 역사 속의 미스터리 28가지를 골라 진상을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100년 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여걸로 묘사되는 잔 다르크는 국내외 여러 상황에 의해 국민 영웅이 필요했던 17세기 이후 프랑스가 만들어낸 허위적 인물에 불과하다. 사실 잔 다르크는 프랑스인이 아니었고 군대를 지휘하거나 전투에 출정한 적도 없으며 마녀사냥으로 처형된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또 검은 도복을 입고 치명적인 암살자로 알려진 닌자는 사실 중년의 여성이었고, 하얀 얼굴에 매우 세련된 의상을 차려 입은 고수입 성노예로 알려진 게이샤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반견문록’은 중국에 가보지도 않고 소문만으로 쓴 책이라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 중국에서 17년 동안 살았다고 하면서도 책에는 현지어 명칭 대신 페르시아어 명칭만 사용하고 ‘틴구이’라는 있지도 않은 도시를 언급한다.

책은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진위 여부를 따져 나가는 방식을 취하면서 새로움을 준다. 딱딱하고 지루한 상식 너머에 충격과 반전의 세계사를 드러내는 것이다. 가짜 이야기가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파헤치는 과정에서 흥미진진함을 느끼면서 역사의 신뢰성을 되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역사가도 역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이 때문에 어떤 역사 상식이 역사가에 의해 왜곡되었든 아니면 의도적으로 날조되었든, 왜 역사가 그렇게 기록되었는지까지 모두 읽어내야 진정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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