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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2명 발생한 합천, 공포와 혼돈

기사입력 : 2020-02-21 15:42:25

“바로 옆에서 확진자가 다녀갔다니 소름이 돋네요.”

21일 오전 11시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합천읍 일대 한 미용실 업주는 “동네 사람들 모두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는데, 확진자가 나오면 그 지역에는 바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뒤늦게 알게 된데다 정보도 없어서 다들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합천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명이 발생한 가운데 합천읍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합천군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보건소 등 4곳이 폐쇄됐다./이민영 기자/
합천군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보건소 등 4곳이 폐쇄됐다./이민영 기자/

21일 경남도와 합천군에 따르면 도내 확진자중 20대 남성의 거주지는 합천읍이며 지난 18일 경미한 두통을 느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악기 연습실과 세탁소, 마트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인 19일 이 환자는 합천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 대구를 방문한 뒤 다시 합천으로 돌아와 합천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거쳐 약국을 방문했다. 이후 자택에 머물던 중 19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진자 접촉자로 통보받고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를 채취한 뒤 경상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돼 음압병동에 입원 치료 중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합천군 내 20대 남성 환자가 접촉한 동선이 파악된 4곳을 폐쇄 조치했다. 폐쇄 조치된 곳은 보건소 1층과 세운할인마트, 왕비세탁소, 소정약국 등 4곳이다.

이날 오전 보건소 앞은 폐쇄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이 줄이어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보건소를 찾은 주민 조영만(83) 씨는 "오늘 진료를 보러 왔는데 폐쇄된 것을 보니 놀랍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혹시나 모르니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소와 불과 150미터 떨어진 세운할인마트 주변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마트에 막걸리를 납품하러 온 원종균(64)씨는 "바로 옆에서 발생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인근 가게에 막걸리를 배달하러 갔는데 문을 닫은 곳이 몇 군데 있어 물어보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며칠간 문을 닫겠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합천군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보건소 등 4곳이 폐쇄됐다./이민영 기자/
합천군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보건소 등 4곳이 폐쇄됐다./이민영 기자/

폐쇄된 가게 인근의 가게들도 일찍이 문을 닫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왕비 세탁소 옆 미용실 업주는 “오늘 아침에 폐쇄됐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놀랐다. 뉴스에서만 접하다 바로 옆에서 확진자가 다녀갔다니 소름이 돋는다"며 “가족들이 빨리 문 닫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합천읍 일대를 지나는 사람들은 90%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식당 등에서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확진자 발견 소식과 다녀간 곳에 대한 얘기들뿐이다. 일부 주민들은 행정당국의 조치에 대해 불만이 토로하기도 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다들 오늘 아침에 돼서야 알게 됐다. 확인이 되는대로 빨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동네가 좁아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아는 사람들일 정도인데 2명이 확진자라고 해도 그 친인척이나 지인도 있을 건데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보니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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