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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잔인한 2월- 김진호(경제부 부장)

기사입력 : 2020-02-24 20:13:36

대한민국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다툼, 내수부진 등으로 기업들이 최악의 한 해를 맞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뚫고 땅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돌발악재가 발생하면서 지역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가 2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만들고 있다. 당초 2월 중순에 열릴 예정이던 경남중소벤처기업의 밤 행사가 사실상 취소됐다. 경남중기대상수상기업협의회 회장 이취임식 및 정기총회도 연기됐다. 경남경영자총협회 2월 조찬세미나도 취소됐다. 각 학교들도 졸업식을 취소하면서 꽃집들은 ‘졸업식 대목’이 사라졌다. 각 기업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모임이나 회식을 통제하면서 식당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창원의 한 병원은 의사와 간호사가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병원 전체를 폐쇄했다.

▼2월은 기업과 근로자들에게도 잔인한 달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두산중공업은 지난 20일부터 전체 직원 6000여명 중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세 이상 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명퇴가 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창원국가산단 내 현대로템과 효성중공업도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회생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진해 STX조선해양의 생산직 사원 500여명은 6개월 무급순환휴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 중소기업인 열 명 중 아홉 명은 기업을 접을 궁리를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메카인 창원은 실적부진 등으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태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정부의 탓은 아니지만 반기업적인 경제정책은 현 정부의 실정이 아닐 수 없다. 두산중공업의 신한울 3, 4호기 건설은 재개돼야 하고, 중형조선소를 살릴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정치를 잘 못한 대통령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제를 망친 대통령은 용서할 수 없다.

김진호(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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