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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전수조사 난항…경남도, 강제폐쇄 검토

창원 4800명 등 경남 9066명 추정

창원내 교회 비협조로 조사 불가

기사입력 : 2020-02-24 21:04:49

경남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절반이상이 신천지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교회 측의 비협조로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경남도는 신천지 교회 강제 폐쇄와 명단 압수수색 등 강제력을 동원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도내 신천지 신도가 9066명으로 추정하지만, 신도 명단과 교회 현황 등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천지 관련 전담 조사팀을 구성해 지자체별로 신도들에게 접촉해 명단 및 대구 집회 참석 여부를 파악 중이지만 신도들이 신분노출을 꺼려해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오후 진주시 상대동의 신천지 교회가 있는 한 건물에서 보건소 직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난 21일 오후 진주시 상대동의 신천지 교회가 있는 한 건물에서 보건소 직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특히 도내 신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창원지역 교회측이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지역에는 마산교회 2200명, 창원교회 2000명, 진해교회 600명 등 총 4800명의 신천지 신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창원시 관계자는 “며칠째 교회측과 논의 중이지만 교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발열 및 증상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개인정보를 이유로 명단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며 “시에서 명단을 강제적으로 받아 올 방법이 없어 전수조사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창원지역 신도 중에서 대구교회 방문 후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때는 전체 명단을 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거제시를 비롯해 통영·진주·양산시는 조사를 진행했거나 거의 완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교회 측에서 신도와 연결이 되면 보건소 직원이 전화를 받아서 대구교회 방문 여부 및 증상을 확인하는 방식 등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이 밖에도 신천지 교회에 대한 현황 파악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도는 지난 23일 도내 36곳의 신천지 교회를 모두 임시폐쇄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저녁 신천지 측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도내 82개 교회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도는 “자체적으로 파악한 도내 신천지 교회와 신천지가 밝힌 교회는 총 2곳 차이가 났고, 교육시설로 쓰이는 부속기관이 30여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의 자체적인 전수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조사에서 누락된 대구 예배 신도가 도내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는 거제지역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과정에서 질본에서 통보받은 대구 예배 신도 외에 추가 신도 4명을 파악했다.

도는 “질본으로부터 도내 대구 신천지 예배 참석자가 18명이라고 통보 받았지만, 방문자가 더 있을 것을 염려해 자체조사로 크로스 체킹하는 과정에서 거제시에서 4명의 대구 예배 참석자를 추가로 파악했다”며 “그 중 한 명이 2월 16일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돼 검사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신천지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전수조사가 어려움을 겪는데 대한 대안으로 행정명령이 가능한 시설 폐쇄와 대규모 집회금지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지사는 “신천지교회와 관련해 두 가지 방향에서 대응 중인데 시설 폐쇄와 집회 금지는 행정명령으로 가능한 부분이라 두 가지는 강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도내 신천지교회 신도와 연락이 닿지 않아 확진자 및 접촉자 관리에 애로를 겪고 있는 만큼 신도 명단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제 입수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정부·경찰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도내 확진자는 24일 기준 22명이다. 이 가운데 대구 신천지 31번 확진자의 접촉자 또는 동선에 있거나 신천지 예배에 참석하는 등 신천지 관계자는 13명에 이른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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