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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김해 카페거리…“힘내라” 응원글도

경남 15번 확진자 지난 20일 방문

상점 20곳 둘러보니 13곳 휴업

기사입력 : 2020-02-24 21:04:52

24일 점심시간, 경남 15번 확진자가 다녀간 김해 율하천 카페거리는 명절 당일 아침을 방불케하듯 사람들 발길이 끊겼다. 식당과 카페는 문을 닫았고, 영업하고 있는 몇몇 상점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김해 율하천 카페거리 일대 상점 20곳을 확인해보니 점심 영업을 하는 식당과 카페 13곳은 영업하지 않고 있었다. 문을 연 나머지 가게도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까지 마수걸이를 하지 못한 곳이 3곳이었고 나머지는 4~6명 정도의 손님만 다녀갔다고 업주들은 밝혔다.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이 없어 종업원을 조기 퇴근시키기도 했다.

24일 김해시 율하천 카페거리의 한 식당 입구에 코로나19로 휴업한다는 글이 붙어 있다.
24일 김해시 율하천 카페거리의 한 식당 입구에 코로나19로 휴업한다는 글이 붙어 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66)씨는 “점심시간이면 이 일대는 길가에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식사 손님이 붐비는 곳이다”며 “보시다시피 지금 거리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눈물이 날 지경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율하천 카페거리가 텅 비어버린 이유는 경남 15번 확진자가 지난 20일 이곳의 한 식당을 다녀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해당 식당 대표는 SNS를 통해 “보건소 역학조사 검사결과 직접적 접촉이 아닌 분들은 격리대상이 아니라고 하니 다녀가신 손님께서는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모든 직원들도 격리 대상이 아니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며 “정부에서 소독과 방역 작업을 실시했고 25일 영업을 재개한다.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함께 힘내자는 응원의 글을 속속 올렸다.

댓글에는 ‘김해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다’ ‘사장님 잘못이 아닙니다’ ‘지역 카페에서는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 재오픈하면 가겠다는 이용자들이 넘쳐나니 낙심하지 마시고 힘내라’ 등 응원 글이 쇄도했다.

또 창원의 한 카페는 자영업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글도 SNS를 통해 밝혔다.

김해시는 이날 지역경제 피해 최소화에 모든 행정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코로나19 사태 종료 시까지 일자리경제국장을 반장으로 3개반 10명으로 구성된 경제상황대응반을 운영해 매출 모니터링과 불공정거래 피해 접수, 소비 활성화 유도 정책을 펼친다. 구체적으로는 내달 2일부터 소상공인특별자금 80억원을 지원하고 김해사랑상품관 확대 발행, 구내식당 휴무일 월 2회에서 월 4회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긴급자금은 200억원을 편성해 24일 공고할 예정이다.

24일 낮 12시 30분께 김해 율하천 카페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낮 12시 30분께 김해 율하천 카페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의 대규모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대복 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은 “현재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매출의 50% 이상 급감한 상황이다. 기존 지원책으로는 기존 대출 유무와 신용등급 등의 진입장벽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은 인건비와 유지비가 없어 사채를 빌려 쓸 위기에 놓여 있다. 기존 지원책의 조기 집행에 더해 한시적 규제 완화, 신규 지원 자금 대폭 확대, 소상공인 일률 지원 등 강도 높은 대책이 신속히 추진돼야 지역 경제 침체라는 도미노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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