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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2주 봉쇄 직전 서로 “내가 남겠다” 눈물바다

2주간 완전 격리에 의사 6명·간호사 50명 등 80명 근무 자원

선·후배 간호사들 “넌 애들이 어리니깐 가라” “젊은 제가 남겠습니다”

기사입력 : 2020-02-27 16:29:01

“나는 아이를 다 키워서 괜찮다. 니는 애가 어리니깐 집에 가라.”

“젊은 제가 있을께요. 선생님이 가세요.”

26일 오후 6시께 한마음창원병원 간호사실, 2주간 병원 격리 조치에 따라 근무자를 자원 받는 현장은 온통 눈물바다가 됐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한마음창원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2주간 병원 전체를 코호트 격리조치했다.

코호트 격리 중인 한마음창원병원 내 근무자로 남은 한 의료진이 27일 창문 밖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한마음창원병원/
코호트 격리 중인 한마음창원병원 내 근무자로 남은 한 의료진이 27일 창문 밖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한마음창원병원/

이에 병원 측은 확진 의료진 비접촉자 중 격리병동 근무자를 지원 받았고, 간호사실에서는 이에 대한 결정을 논의 중이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간호사들은 서로를 걱정하며 자신이 남겠다고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2주간 병원을 나갈 수없기 때문에 자원자가 적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날 간호사들이 서로 남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며 “서로의 사정을 알기 때문에 서로 나가라고 이야기 했고, 병원에 남지 못하는 간호사들은 울면서 병원을 나갔다”고 말했다.

병원에 남은 간호사 김모(23)씨는 “당연히 제가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부모님께 2주간의 폐쇄 격리병동 근무를 자원한다고 하니까 걱정하셨지만 잠시 생각하시더니 제 선택이 옳다고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

병원에 따르면 현재 병원에는 의사 6명, 간호사 50명, 직원 20여 명이 폐쇄병동 근무를 자원해 근무 중이다. 이들은 최소 2주간 병원에 격리돼 병원에 남은 91명의 환자를 돌본다.

이에 격리조치 이후 병원 신관 정문에는 의료진과 환자를 찾아 오는 보호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27일 오후 20대 간호사 자녀를 보러 온 한 어머니는 “내 새끼 잘 챙겨 먹어라”며 눈물을 훔치다가 돌아섰다.

병원 관계자는 “예상보다 20·30대 젊은 간호사들이 많이 지원을 했다”며 “병동 내 의료진들 모두 위험할 수있다는 긴장감 속에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을 실시해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진료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마음창원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일반직원 등 모두 6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최초 확진자인 경남5번 확진자는 이 병원 수술실 간호사이고 이후 밀접 첩촉자인 이 병원 마취과 의사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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