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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동전노래방에서 확진자 많이 나온 이유는?

“밀폐공간 밀접 접촉 감염 가능성… 물체 통한 감염 국내 사례 없어”

기사입력 : 2020-03-05 20:50:49

창녕의 한 동전노래방에서 연이어 확진자가 나와 소규모 집단감염이 현실화됐다.

침이 튄 마이크를 여러 명이 같이 쓴 것이 감염 가능성을 높이지 않았겠냐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지만, 감염 분야 전문가는 마이크와 같은 물체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는 대신 동전노래방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사람 간 밀접 접촉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경남도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경남 76번 확진자가 창녕의 한 동전노래방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이 동전노래방 직원인 60대 여성(51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61·70·71번 등 3명의 확진자도 이 동전노래방을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동전노래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확진자만 모두 5명인 셈이다.

56번 확진자의 경우도 친구인 61번 확진자가 증상 발현 전 그의 집을 2차례 방문하면서 감염됐을 것으로 경남도는 추정하고 있어, 동전노래방 관련 확진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난다.

동전노래방 손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창녕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경북 안동의 한 동전노래방을 이용했던 손님 3명도 이달 들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전노래방에서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우선 침이 튄 마이크나 노래방 리모컨 등 노래방 기기를 여럿이 사용하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비감염자의 눈, 코, 입 등 호흡기 점막에 묻어 전파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체를 누군가 사용한 뒤 감염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는 물체를 통한 감염은 국내에서 아직 사례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가능성이 낮아 오히려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 사람 간 밀접 접촉이 더 큰 감염원이라고 말한다.

배인규 진주경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일 경남신문과의 통화에서 “마이크 등에 균이 묻었더라도 몇 시간 내 죽기 때문에 물체를 통해 감염되는 것은 흔치 않다. 국내에서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창녕 동전노래방의 경우) 그것을 사용한 1~2명이 아니라 5~6명 등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각기 다른 날에 이들이 방문했던 것을 고려하면 마이크에 의한 감염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최초 감염자와 그 밖에 사람들 간의 밀접한 접촉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실제 직원인 경남 51번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동전노래방 방문일은 제각각이다. 61번은 지난달 17일, 70번은 23일과 24일, 71번은 20일, 76번은 17일과 23일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확진자는 51번이지만 아직 동전노래방과 관련한 최초 감염자는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은 “확진자 사이의 감염 선후 관계와 또 다른 감염경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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