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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꾸리] (151) 하빠리, 왔다다

기사입력 : 2020-03-20 08:05:04

△서울 :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말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잖아. 세계보건기구는 감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로 나누는데, 팬데믹은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에 해당한다더라고. 팬데믹은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이란 뜻이래.

▲경남 : 팬데믹 그거로 우리말로 하모 ‘세계적 대유행’이라 카대. 코로나 땜시로 외국어 마이 알게 됐다. 저분에 같은 벵원에 있는 사람들로 한테 모다놓는 코호트 격리 카는 거도 있었다 아이가. 이런 말은 모리고 사는 기 좋은 긴데 그쟈.

△서울 : 코호트 격리는 감염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동일집단 격리’라고 하지. ‘코호트(Cohort)’는 고대 로마 군대의 기본 편제인 라틴어 ‘코호스(Cohors)’에서 파생된 말이래. 그건 그렇고 요즘도 마스크를 사기가 어려운데 불량품 마스크까지 유통돼 말이 많더라고.

▲경남 : 거제서는 나만사람캉, 임산부 등에게 하빠리 마스크로 나나줐다 안카더나. 시가 문제를 알고 회수했다 카더라마는.

△서울 :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SNS를 통한 사기 사례도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지 않고 마스크를 불법 유통한 업자들도 있었지. 그런데 거제시가 나눠준 마스크는 불량품이었잖아. ‘하빠리’가 무슨 뜻이야?

▲경남 : ‘하빠리’는 원래 품위나 지위가 낮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하바리’에서 온 기지만, 겡남에서는 주로 질이 나쁜 물품이나 하등의 품위를 말하는 ‘하품’을 뜻하는 말이다. ‘이 물건이 제일 하빠리다’ 이래 칸다 아이가. ‘하파리’라고도 카고. 말 나온 짐에 우리 에릴 직에 좋은 물건 겉은 거로 보모 ‘왔다다’라 캤다. ‘펜하게 글로 씨는 데는 저 볼펜이 왔다다’ 이래 캤지. 우째 보모 ‘마침맞다’ 카는 뜻도 있고.

△서울 : 앞으로 하빠리 물건은 사지 않고 좋은 물건을 보면 왔다다라고 해야겠어.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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