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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98) 제25화 부흥시대 108

“잘 아는 사람인가?”

기사입력 : 2020-03-24 08:09:18

이 추운 날씨에 손님이 있는지 요정의 어느 방에서 기생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이재영은 기생들의 노랫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한오백년이라는 노래가 구성지게 들렸다.

“애들 불러서 노래하게 해요?”

미월이 이재영에게 물었다.

“아니야. 날씨도 추운데 애들도 편하게 쉬어야지.”

이재영이 손을 흔들었다. 밖은 살을 엘 듯이 추웠으나 방은 따뜻했다.

“자네도 한 잔 해.”

이재영이 미월에게 잔을 건넸다. 미월이 두 손으로 잔을 받았다.

“제가 따르겠습니다.”

류관영이 미월의 잔에 술을 따랐다.

“대구의 미곡상은 어떤 자인가? 잘 아는 사람인가?”

이재영이 류관영에게 물었다.

“그럼요. 모처럼 군산의 미곡상하고 손을 잡았는데 운이 없는 겁니다. 군산 미곡상이 빨갱이에게 죽을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수수료를 적지 않게 받을 거라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운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쌀이 있는 곳을 보았나?”

“예. 창고 여러 개에 있습니다.”

“신용이 중요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틀림없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곤경에 빠진 것은 쌀을 사 모으기 위해 고리채를 빌렸기 때문입니다. 고리채를 기한 내에 갚지 않으면 10배의 배상을 하기로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완전히 망하게 된 거지요.”

“무슨 계약을 그렇게 하나?”

이재영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다. 두 배의 배상은 계약 조건에 종종 있지만 10배의 배상은 들어본 일이 없었다.

“고리대금업자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들 아닙니까? 받으십시오.”

류관영이 이재영에게 잔을 건넸다. 미월이 술을 따랐다.

“오라버니, 군산의 미곡상은 믿을 만한가요?”

미월이 물었다. 미월도 의아한 모양이다.

“군산의 미곡상은 잘 모르겠는데….”

류관영이 얼굴을 찡그렸다.

“군산의 미곡상 이름이 어떻게 되나?”

“장 모라고 했는데….”

이재영은 더욱 미심쩍었다.

“대구에 전화해서 알아보게.”

“예.”

류관영이 대구로 전화를 했다. 그는 중개인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했다. 이재영은 천천히 저녁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