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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잠깨우는 왕눈이’로 화물차 후미추돌 예방- 서종도(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 교통팀장)

기사입력 : 2020-04-07 20:21:50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4월이다. 땅 속의 새싹이 꿈틀거리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고속도로 관리자에게는 지금이 무척 긴장이 되는 시기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졸음운전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급증 때문이다.

‘교통사망자 원인의 1위가 졸음’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대부분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든 자동차 사고는 졸음운전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특히 화물차 사고는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피해, 사회적 파급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5년간(2015~2019) 고속도로 화물차 관련 사고통계에 의하면 화물차 사망자는 523명이며, 그 중 졸음으로 43%에 해당하는 225명이 유명(幽明)을 달리 하였다.

화물차 졸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인적, 물적,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화물차 후부 시인성을 강화해 달라는 것이다. 야간에 앞서가는 화물차의 후미등 불량, 후부반사지 훼손 등 시인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 뒤따르던 화물차가 후미를 추돌하여 대형피해를 유발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최근에도 후부가 불량한 상태로 갓길에 서 있는 화물차를 또 다른 화물차가 졸음으로 후미를 추돌하여 사망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러한 대형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화물차 후미 추돌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작년 7월에 ‘잠깨우는 왕눈이’를 자체 개발했다. 그림이나 사진 상의 눈(目)이 사람들에게 정직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감시의 눈’ 효과를 졸음사고 예방에 접목한 것이다. 화물차 후면에 부착 시 얼굴이미지가 연상되어, 마치 ‘왕눈이’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귀엽고 앙증맞은 모양의 왕눈이가 주간에는 운전자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여 주시태만, 졸음운전을 예방하고 야간에는 특수 반사지가 빛을 반사시켜 200m 거리에서도 인지가 가능하다.

지난해 화물차운전자 100명을 대상으로 고객체험단을 모집하여 시범운영한 결과, 추돌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이 94%로 나타났다. 그래서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3월부터 화물차 1만대를 대상으로 ‘잠깨우는 왕눈이’ 부착 캠페인을 전국 휴게소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적재함 후미에 커다란 눈이 있어, 나를 계속 지켜본다는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안전거리를 유지하게 된다”고 했다. 이처럼 ‘잠깨우는 왕눈이’ 부착으로 졸음에 의한 후미 추돌사고를 예방하여 모든 운전자들이 안전운전으로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서종도(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 교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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