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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09) 제25화 부흥시대 119

“와아!”

기사입력 : 2020-04-08 07:58:03

아이젠하워가 차에서 내리더니 환영하는 인파를 향해 걸어왔다. 경호원들이 재빨리 그를 에워쌌다.

“어머… 어머…!”

영주가 놀라서 발을 굴렀다. 아이젠하워가 군중들을 향해 가까이 오더니 사람들의 손을 잡기 시작했다.

“아이크!”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아이크!”

사람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아이젠하워가 환하게 웃으면서 영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엄마야!”

영주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을 모르다가 빙그레 웃는 아이젠하워의 손을 잡았다. 아이젠하워가 웃으면서 이재영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이재영도 깜짝 놀라 그의 손을 잡았다.

“와아!”

군중들이 더욱 크게 함성을 질렀다. 아이젠하워는 군중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더니 차로 돌아갔다.

그의 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영은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가 차에서 내려 군중들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흥분이 되어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이젠하워도 군중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에 고무된 것이 틀림없었다.

아이젠하워의 차량 행렬은 군중들의 환호 속에서 경무대 쪽으로 사라졌다.

“어떻게 해? 내가 미국 대통령 손을 잡았어.”

영주가 발을 구르면서 좋아했다.

군중들은 흥분이 가시지 않는지 한참이 지나서야 흩어졌다.

이재영은 영주와 함께 근처의 다방에 들어가 앉았다. 다방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몰려나온 것 같았다.

“미국 대통령이 잘 생겼죠?”

영주가 생글생글 웃었다. 오늘따라 그녀의 한복이 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영화배우 같아?”

이재영이 빙그레 웃었다.

“네. 너무 멋있어요.”

“오성장군 출신이야.”

“오성장군이 뭔데요?”

“별이 다섯 개라는 거지.”

“대단한 거예요?”

“대단하지. 장군을 스타라고도 하는데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워. 아이젠하워는 특별한 사람이야. 2차대전을 끝낸 영웅이기도 하고….”

아이젠하워 같은 인물은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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