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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20) 제25화 부흥시대 130

“그럼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기사입력 : 2020-04-23 07:59:09

이철규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집을 짓는 데는 목재가 필요합니다. 큰 건물도 짓지만 작은 집들도 많이 짓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목재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재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피난민과 실업자들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집이 필요했다. 사람들이 곳곳에서 판잣집을 짓고 있었다.

부산으로 피난민이 몰려왔을 때 판자촌이 우후죽순 생겼었다. 이제는 서울에 판자촌이 생길 것이다.

“고정엽과 상의해 보게.”

“고정엽도 찬성입니다.”

“그럼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이재영은 김연자에게 목재상에 대한 자료조사를 지시했다. 이재영은 사업을 시작할 때 즉흥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요와 공급, 자본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했다.

‘벌써 봄이 가고 있구나.’

이재영은 창으로 남산을 내다보면서 담배를 피워물었다.

5월이 되자 남산의 숲이 파랗게 물들고 있었다. 그러나 큰 나무들은 보이지 않았다. 겨우 내내 사람들이 남산의 나무를 베어다가 땔나무로 사용했다.

시멘트 회사 때문에 류관영이 서울에 자주 올라왔다.

“시멘트 회사는 자네가 대표를 맡게.”

이재영이 류관영에게 말했다. 류관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재영을 쳐다보았다.

“주식 비율은 자네가 6으로 하고 내가 4로 하지. 이렇게 하면 자네가 주인인 거야. 이제는 자네도 기업가가 되어야지.”

이재영은 류관영을 기업가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형….”

류관영이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 누나가 시멘트에 관심이 많았어. 자네는 시멘트 회사와 미곡상회를 발판으로 기업을 일구게.”

“고맙습니다.”

류관영이 머리를 숙였다.

이재영은 류관영을 미월의 요정으로 데리고 가서 저녁을 먹였다. 류관영이 오자 미월이 직접 저녁을 차렸다.

이재영은 그를 보면서 아내 류순영의 얼굴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류관영은 대구와 단양, 서울을 자주 오가면서 시멘트회사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처남도 이제는 독립을 해야지.’

그것은 류순영이 원했던 일이었다.

5월이 끝나갈 무렵 박두영이 찾아왔다. 이재영은 남산에서 고정엽이 호텔을 개축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회장님, 별고 없으십니까?”

박두영이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