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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앵매도리(櫻梅桃李)- 이준희(사회2팀장)

기사입력 : 2020-04-28 20:14:44

‘과연 나다운 것이 무엇일까?’ 자문자답하면 선뜻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인생을 살면서 ‘너답다’, ‘역시 자기답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나름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일 텐데…, 다른 이로부터 이런 표현을 들어본 기억이 아련하다. 그만큼 세상은, 사회는 자기 모습 그대로 자기답게 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케다 다이사쿠의 명언 100선 제2장 ‘인생과 사회’편을 보면 ‘앵매도리(櫻梅桃李)’라는 말이 있다. 벚꽃은 벚꽃답게, 매화는 매화답게, 복숭아꽃은 복숭아답게, 자두 꽃은 자두꽃답게 핀다. 꽃도 저마다 개성이 있다. 인간도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 자기답게 꽃을 피우고 또 서로 존중하고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화합의 사회요, 평화의 요체(要諦)라고 말하고 있다.

▼꽃은 꽃다울 때 가장 아름답고, 사랑은 사랑할 때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다울 때 가장 가치가 있고 소중하다. 계절 따라 피는 꽃에 시새움이 없고 일찍 피고 지는 꽃에 질투가 있을 수 없다. 내가 남이 될 수 없듯이 나 역시 남이 될 수 없다. 자기는 자기답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꽃을 피우면 된다. 타인과 비교할 필요도 전혀 없다.

▼논어 ‘선진’ 편에서 공자는 ‘옳은 말을 들으면 즉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자로와 염유의 질문에 각기 다른 답을 준다. 자로는 부모·형제께 물어서 행하고, 염유는 바로 행하라고 말한다. 이를 본 공서화가 까닭을 묻자 염유는 소극적이기에 ‘바로 실천하라’했고, 자로는 너무 적극적이어서 ‘한발 물러나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의도였다고 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각자의 개성이 있기에 공자는 성격에 맞게 답한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자신과 비슷한 외모의 소유자는 만날 수 있지만 똑같은 사람은 있을 수 없다. 각자의 개성처럼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자신 있게 살다 보면 분명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만의 ‘행복의 꽃’을 피울 것이다.

이준희(사회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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